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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CEO, 앱 이용 범죄 공모 혐의로 기소…佛 출국 금지
프랑스 검찰, 두로프 기소…조직 범죄·아동 음란물 배포 등 공모 혐의
보석금 74억원…조직 범죄 공모 최고 10년형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앱을 통한 아동 음란물 소지·배포, 마약 밀매, 조직 범죄 등에 공모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기소됐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태생으로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는 지난 24일 프랑스 공항에서 체포된 후 나흘간의 구금이 이날 종료됐으나 곧바로 기소당했다.

파리 검찰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로프가 불법 조직 거래 공모, 조직 범죄 세탁, 수사 당국에 대한 용의자 정보 전달 거부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텔레그램 내 불법 행위를 묵인·방치하고 프랑스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청에도 협조하지 않아 사실상 범죄를 공모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두로프의 보석금을 500만유로(약 74억원)로 책정했다. 그는 사법 당국의 감독을 받게 돼 프랑스에서 출국이 금지되고, 일주일에 2번 프랑스 경찰서에 소재를 신고해야 한다.

로르 베쿠오 파리 검찰청 검사는 “텔레그램이 미성년자 대상 범죄, 마약 밀매, 온라인 혐오 등 수많은 사건에 연루돼 있지만 수사 당국의 법적 협력 요청에 대해 거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벨기에 등 주변국도 비슷한 상황을 보고한 바 있다.

베쿠오 검사는 특히 “조직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조직범죄부가 텔레그램 임원들의 형사 책임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수사에서 기소는 핵심 단계지만 형사 재판은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조직 범죄 공모는 최고 징역 10년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이날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두로프는 숨길 것이 없다”며 텔레그램이 유럽 법을 준수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플랫폼이나 그 소유자가 해당 플랫폼의 남용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는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창업했다.

텔레그램은 암호화된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며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텔레그램은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으로 검열이 만연한 일부 지역에서 중요한 정보원이 됐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구소련 국가, 홍콩, 이란, 벨라루스 등에서 반정부 민주화 운동 세력의 소통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동 학대 등 유해 콘텐츠와 테러, 극단주의 콘텐츠,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두로프의 체포 이후 러시아와 프랑스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두로프의 체포가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결정이라며 프랑스를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사의 일환일 뿐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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