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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만 낀 4개 지자체, 세계자연유산 등재 필요"
김준 전남대 교수 발표...보성 뻘배어업 국제 세미나 열려
전남대 김준 교수가 6일 오후 벌교읍 장양갯벌어촌체험안내센터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보성)=박대성 기자] 국가중요농어업유산 제2호로 등재된 '보성뻘배어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앞두고 뻘배 어업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6일 오후 벌교읍 장양리 갯벌어촌체험안내센터에서 열린 국제세미나는 ‘보성 뻘배어업의 중요성과 보전 가치’를 주제로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최근 동향, 여자만(灣) 해역 벌교 갯벌의 가치, 뻘배를 이용한 보성지역 갯벌어업의 중요성과 가치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철우 군수를 비롯해 서형빈 부군수, 김경열 군의회 의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FAO한국협력연락사무소 이나라 부소장의 축사가 있었다.

어촌공동체를 연구 중인 김준 전남대 교수(호남학연구원)는 '여자만 해역 보성벌교갯벌의 가치'라는 주제 발표에서 여자만 관할 4개 지자체(순천·여수·보성·고흥)가 협력해 세계자연유산으로의 등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여자만을 끼고 있는 4개 지자체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을 했는데, 궁극적으로 여자만 전체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잇는 연륙·연도교가 개통돼 있기때문에 순환코스가 될 것이고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도 열리기 때문에 만약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벌교 지역경제를 '꼬막 경제'에 비유했다.

그는 "참꼬막이 급감하면 인구가 감소할 것이고, 관광객이 줄고 지역경제 침체를 불러 일으키기때문에 벌교는 꼬막으로 먹고 살 만큼 중요한 곳"이라며 "벌교갯벌에서 나오는 꼬막, 짱뚱어, 가리맛조개 등 생물 다양성이 음식문화 발달과 문화의 다양성, 지역의 정체성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만, "어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멸위기, 공동체 어업에서 자본 규모의 중심어업이 변하면서 장차 갯벌 매립을 통한 농지나 태양광 등 전용도 증가할 것이다"며 갯벌어업 위기를 진단했다.

6일 벌교 갯벌에 붉은발농게 한 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GIHAS(세계중요농업유산) 사무국에서 파견 나온 오렐리 페르난데스는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 소개 및 기회'에서 전 세계 28개국 86개(곳)에 GIHAS가 지정돼 있고 앞으로 19개 이상 후보지가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3곳이 한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GIHAS 사무국에 수준 높은 신청서를 제출해 오고 있다"며 "국가중요농업유산 시스템 국가 중 하나로 특히 어업 분야는 아시아와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GIHAS는 총 7개가 등재됐다.

▲제1호 청산도(완도) 전통 구들장논 농업 시스템(2014)을 시작으로 ▲제주 밭담 농업 시스템 ▲화개면 전통 하동차 농업 시스템(하동) ▲금산 전통 인삼 농업 시스템 ▲담양 대나무밭 농업 시스템 ▲섬진강 손틀(손그물) 어업 시스템 ▲제주 해녀 어업 시스템까지 7개이다.

이어서 도쿄대학교 야기 노부유키 교수는 '널배(나무판자 배)를 이용한 보성 갯벌 어업의 중요성과 보존 가치'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그는 "전통의 작은 나무판자 배인 '널배'는 낚시에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만 사용하던 것인지에 대해서 알고 싶다"며 "왜 현대적인 동력 장치나 새로운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지, 과잉 채취를 방지하기 위한 전통 지식이 존재한다면 명시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조언했다.

황길식 명소IMC 대표는 '보성 뻘배(갯벌)어업의 특징과 세계적 중요성'에 대한 발표에서 "고문헌 '고려사(1451)'와 '동국여지승람(1481)' 등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꼬막이 언급된 것을 봤을 때 500년 이상의 전통어업으로 추정된다"면서 "소설 '태백산맥'과 '택리지' 등 문학서에 '벌교꼬막'이 언급되면서 주산지로 유명해져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1990년대 후반에는 중국 수출용 남획으로 꼬막 생산량이 매해 급감해 올해는 자원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뻘배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널배의 길이는 270cm, 너비 30cm, 두께 2.4cm 정도로 소나무나 나왕, 삼나무를 주재료로 제작돼 널판(본체)을 중심으로 이망, 휨방지대, 발받침대, 매미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사진 설명했다.

참꼬막이 많이 잡혔던 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지역 어촌 마을에는 '널' 만드는 기술자가 다수 있었는데 농어촌 고령화로 지금은 전통 방식의 '널' 전수자가 사라지고 있다.

꼬막 채취기술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황 대표는 "80년대 이전 어민들은 뻘배를 타고 나가 양손을 펄 속에 넣고 휘저어 꼬막을 잡는 방식이었고, 이후에는 기계널(갈고리가 달린 꼬막 채취기구)이 보급되면서 뻘배에 나란히 대고 좌우로 밀며 펄 속의 꼬막을 긁어 채취하는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아름 사회자 진행으로 종합토론에는 부경대 장창익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류정곤 소장과 충남연구원 유학열 박사, 보성군청 해양수산과 유환철 전 과장, 보성뻘배어업보전회 장동범 회장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보성갯벌은 벌교읍 장암리 일대 3392ha에 걸쳐 분포돼 있으며 타 지역 갯벌과 달리 실트와 점토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미세해 갯벌에 사람이 들어가면 깊게 빠지는 특성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원래 참꼬막 자원이 풍부했으나 남획과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채취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지금은 새꼬막 위주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적 꼬막 주산지이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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