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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동맹국인데?” 대선 앞두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반대 美 정부…왜? [투자360]
US스틸 본사 위치 펜실베이니아, 美 대선 대표 경합주
일본제철, US스틸 유연한 생산 방식·EAF 공장에 관심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에 위치한 US스틸의 에드거 톰슨 공장 일부 모습. [A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가 핵심 기간 산업인 철강 대표사 US스틸을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인 동맹국 일본에게조차 팔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엔 매각 시 이번 미 대선의 승자를 결정지을 것으로 분석되는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고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LS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자업을 최종 반려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를 소개했다.

지난 80년 동안 일본은 미국의 최정상급 동맹국이자 가장 많은 미군이 주둔 중인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이 미국의 제철 산업에 침투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졌다는 게 이유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쪽으로 기운 이유로 블룸버그는 미 대선 대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미 철강 노동자 조합이 바이든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꾸준히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일본제철 인수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 정계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LS증권은 전달했다. 더 환경 친화적인 철강 산업의 발전이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 수익성을 장기적으로 높일 것이며,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석탄이나 핵 발전기처럼 끄기 어려운 고로와 일반적으로 20년 동안 계속 작동하는 일종의 기저부하 금속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한 시대가 왔다. 풍력과 태양광은 비용이 너무 저렴해 기저부하 발전소 사업을 중단시켰으며, 재생에너지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피크 전력에 대한 프리미엄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US스틸은 일본제철보다 먼저 수요에 맞춰 공급을 맞추기 위해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전기 아크로 또는 EAF(전기로·Electric Arc Furnace)를 도입했다.

LS증권 투자전략팀은 “US스틸의 유연한 생산 방식으로의 보다 신속한 전환이 입찰의 결정적 요인인것으로 보인다”며 “아칸소주 빅 리버에 있는 주요 EAF 공장은 일본제철이 인수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 역시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반대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고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제철소는 수세기 동안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생각과 깊이 연관되어 온 영구적으로 보호받는 영역”이라며 “정치인들은 두 회사의 합병 과정을 막는 것이 아니라 격려해야 한다”며 사라진 역사에 매달리는 모습을 비판했다.

als@heraldcorp.com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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