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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만 호황”...IT 업종 여전히 펜데믹 침체
소프트웨어, IT컨설팅 등 침체
지난 2023년 7월 중국 최대 연례 인공지능(AI) 전시회인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전시된 AI 표지판(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IT 산업의 침체가 가려져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AI를 제외한 IT 기업들은 2022년 나스닥 지수가 30% 넘게 추락하기 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기술 책임자 토니 킴은 “AI 외의 기술을 보면 그다지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많은 부문에서 여전히 경기 침체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RW베어드(RW Baird)의 기술 전략가인 테드 모튼슨도 “생성형 AI는 다른 많은 핵심 경기 부문에서 침체를 덮어주고 있다”며 “투자 전략이 희망은 아니지만 모두가 향후 몇 분기 내에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소프트웨어, IT 컨설팅, 제조 및 자동차 산업 등의 전통적인 기술 분야는 수요 약세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고 과잉으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AI 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고객들이 투자를 전환하면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업무 관리 플랫폼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회사 아사나의 더스틴 모스코비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기술 분야에서 보고 있는 것은 여전히 팬데믹 초기에 봤던 과도한 고용과 과잉 지출”이라며 “이런 점들이 모두 엄청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AI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IT지수 그룹은 지난 12개월 매출 증가율이 평균 6.9%인데, 과거 5년 평균은 10%였다. 주당순이익은 12개월 평균 증가율이 16%인데 지난 5년 평균은 21%였다.

이런 현상은 소형주 지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FT는 전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러셀2000에서 IT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1% 감소하면서 전체 업종별로 두 번째로 저조한 성과를 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AI 열풍으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중 하나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브리스 힐은 지난달 애널리스트들에게 “AI 및 데이터센터 컴퓨팅과 관련해 강한 수요를 보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및 산업 최종 시장에서 약세가 있다”고 분석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비롯한 여러 반도체 회사에 투자한 미국 자산운용사 니드햄 펀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바는 “산업 측면에선 어디에서나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성장세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안정적이며 새로운 것에 투자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다만 FT는 올해 여름부터 AI 중심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으면서 많은 이들이 빅테크 주식에서 금융 서비스 및 산업과 같은 부문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기술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가장 큰 AI 주식에서 다른 업계로 투자가 전환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FT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엔비디아 만큼의 세자릿수 성장률을 예측하는 기업은 거의 없지만, 기술 부문에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일부 기업이 고비를 넘기는 징후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티로우프라이스의 과학 기술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니 왕은 “거시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으며, 금리가 하락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 2년 동안 AI가 유일하게 작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지만 향후 2년 동안에도 그럴지는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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