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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금투세’ 설전 계속…진성준 “수익 나면 세금”vs 이소영 “정책 의총 하자”[이런정치]
진성준 “비포장도로라도 수익나면 세금”
이소영 “통행량 줄어 비인기 도로 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을 지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를 두고 민주당 내 찬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와 관련한 공개 토론회를 할 예정이지만, 시작 전부터 치열한 장외 토론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 내는 것이 맞다”며 당내 금투세 유예론자 중 한 명인 이소영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진 의장은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상법 개정으로 우리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그간 정치권이 상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제라도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고 운을 뗐다.

진 의장은 이어 “그러나 금투세를 일단 유예하고 상법을 개정한 후 우리 주식시장이 건전해지면 금투세를 다시 시행하자는 주장에는 얼른 공감이 가지 않는다”며 “이소영 의원은 비포장도로에 통행세를 걷으면 안 되고 깔끔하게 포장한 후에 걷자는 비유를 했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저는 통행이 불편하다 해도 그 도로를 이용해서 이동시간 단축 등 편익을 보았다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소득세는 소득 자체에 물리는 세금이기 때문”이라며 “편하게 벌었느냐 어렵게 벌었느냐를 따져서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 의장은 그러면서 “저는 금융투자소득세도 근로소득세와 같이 소득의 규모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문제는 차후에 논의하기로 하자”고 덧붙였다.

진 의장은 또 “1%의 거액자산가들이 전체 주식의 53%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저로서는 참 이상하게 들린다”며 “삼성이 세금 무서워서 우리나라를 떠나면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되니 삼성에 세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체력’이 좋지 않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시장을 선진화시키고 체력을 길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렇듯 체력이 좋지 않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올리는 큰손들은 있고, 이들이 세금을 부담할 능력은 충분하다. 5000만원 초과소득의 최대 27.5%에 불과하지 않나”라고 했다.

진 의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담세체력이라는 말씀이 뭔가 그럴듯하게 들립니다만, 세금은 시장에서 소득을 올린 개인이 부담하지 주식시장이 부담하는 게 아니질 않나”라며 “세금 내야 하고 또 낼 만한 이들에게 과세하는 것이 시장을 더 후진적으로 만드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진 의장은 글을 마무리하며 “저는 조세의 소득 재분배, 자산 재분배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자산의 유무, 소득의 과다로 인한 기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원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연합]

이에 이소영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 의장에게 민주당 의원들과 한자리에서 대화할 수 있는 ‘정책 의원 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한편, 자신의 주장을 반박한 진 의장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다른 것을 떠나서, 같은 당에 소속된 의원들끼리 대면하여 토론할 기회가 열리지 않아, 페이스북을 통해 논쟁하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낯설고 안타깝다”며 “저는 지금까지 한 달 넘게, 의원들이 모여서 이런 논쟁을 할 수 있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직까지도 제 요청은 아무런 응답이 없고, 정책위는 2:2로 단 4명만 출연하는 ‘생중계 공개토론’을 그것도 월말에 한다고 한다”며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각자의 방식으로 SNS 글을 올리거나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정책위가 왜 이렇게 상황을 방치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금이라도 (24일 공개토론과 별개로) 의원들이 얼굴 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정책 의원총회’를 소집해달라”며 “저도 예정되어 있던 출장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어떤 일정을 제시하셔도 맞추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오늘 올리신 글 중에 제 비유를 잘못 이해하신 부분이 있어 그 부분만 바로 잡고자 한다”며 “의장님께서는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을 내는 게 맞다’고 하시며, 울퉁불퉁 통행이 불편하다해도 이동시간 단축 등 편익을 봤으면 세금을 내는 게 맞지 않느냐 하셨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제가 비포장도로에 통행세 걷지 말자고 한 취지는, 그 도로가 울퉁불퉁 불편하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옆에 ‘아우토반’ 같은 대체도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모바일 주식투자가 보편화되어 이제 핸드폰 몇 번 만지면 해외주식 투자가 가능하다. 해외시장은 통행세가 있지만 우리 시장보다 훨씬 투명하고 수익률이 높은 ‘아스팔트 도로’”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도로가 ‘포장도 안 깔고 통행세 받겠다’고 하면, 차량들이 바로 옆 아우토반으로 빠질 것이 분명하고, 우리 도로는 통행량이 줄어들어 한산한 비인기 도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이전에 주식양도세를 도입했을 때 주가 하락이 없었던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공유하신 바 있는데, 그때는 모바일은커녕 인터넷도 제대로 없었던 시절이다. 클릭 한 번으로 옮겨 갈 수 있는 대체자산이 있는 존재하는 오늘날에 영향이 어떠할지는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글로 길게 쓰기보다, 하루빨리 대면 토론의 공간을 만들어 주시면 그때 자세히 말씀드리겠다. 모든 일정 비워두고 기다리겠다”며 “의원총회든, 공개토론이든, 방송토론이든 무어라도 기회를 주시면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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