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는 의료계가 아닌 정부가 대야”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박주민 특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12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만나 현재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 위기 극복을 위한 의견을 청취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의료대란 사태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을 급작스럽게 늘리면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를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상황에서 저희들이 걱정하는 의료 대란의 또 하나의 측면은 교육이 과연 가능하느냐, 내년에 이렇게 증원된 규모의 학생들이, 이 부분”이라며 “지금 집단적으로 유급을 당할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면 원래 정원 3000명, 유급된 3000명, 증원된 1500명 해서 갑자기 3000명에서 7500명으로 늘어난 규모를 도입해야 되는데, 아직 교수도 이분들을 가르칠 시설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이 당장의 상황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25년도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테이블에 올려서 논의를 해야 된다고 계속 주장을 해왔고, 드디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에서는 계속 다른 목소리가 또 나오고 있고, 그래서 과연 25년도 정원도 논의될 수 있는 의제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정리돼서 빨리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의료대란 대책특위로부터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합의체, 그리고 특위가 정부가 그간 내놓은 것과 같은 땜질 처방이 아닌 우리나라의 의료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라며 저희의 임상경험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정부는 마치 의대 증원 때문에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난 것처럼 호도하지만 사태의 본질은 의대 정원의 숫자가 아니라 2020년 의정합의안의 파기로부터 비롯된 신뢰의 붕괴”라며 “의사들은 정책의 방향이 잘못되어도 잘못됐다고 의사표시를 할 자유도 없고, 앞으로 일을 그만둘 자유도 없을 것이라는 절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요즘 언론에 자주 나오셔서 의료계에 근거를 갖춘 답을 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며 “저는 사실 환자 보기도 바쁘다. 근거를 내야 하는 것이 의료계인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하라고 세금 받고 그것으로 월급 받으시는 정부인가”라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사태를 만드는 것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정부”라며 “어제 의협에서 만난 분들도 총력을 다해서 환자분들을 지키자고 이야기하고 대책을 세우고 계신다”고 했다.
이어 “제발 부탁드린다. 환자를 더 잘 치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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