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게오르규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앙코르 하지 않기로 사전 협의” vs “합의한 적 없다. 사건 본질은 공연 방해.”

이젠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상대 배우의 앙코르 중 무대에 난입, 사상 초유의 티켓 환불 사태까지 초래하고 있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와 세종문화회관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게오르규의 소속사 인터뮤지카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휘자 및 ‘토스카’ 제작진과 공연 중 누구도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사전에 협의하고 확정했다”며 “게오르규는 극에서 벗어난 앙코르가 오페라의 서사 흐름을 방해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앙코르 불가) 합의에도 불구하고, 2막 직전 지휘자는 게오르규에게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 대한 앙코르를 제안했고, 게오르규는 공연의 온전한 흐름을 위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테너의 3막 아리아에서 게오르규의 의사는 존중되지 않았다”며 “앙코르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게오르규는 이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여겼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규는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오페라 ‘토스카’ 3막에서 극중 토스카의 연인인 카바라도시(테너 김재형)의 ‘별은 빛나건만’의 앙코르가 나오자 난데없이 무대로 난입, 허리에 손을 얹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잠깐만요”(Excuse me)라며 “이건 독창회가 아니다. 나를 존중해달라”(It is not recital. Respect me)고 말했다.

게오르규의 돌발 행동에 객석에선 야유가 터졌고, 오페라 사상 전무후무한 성악가의 ‘무대 난입’에 이후 공연 역시 다소 어색하게 이어졌다. 공연은 무사히 마쳤으나 커튼콜에 접어들어서도 문제는 발생했다. 게오르규는 주인공이면서도 무대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얼마 뒤 사무엘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등장할 땐 객석에선 상당한 야유와 일부 관객 사이에선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는 함성까지 나왔다. 결국 게오르규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공연 이후 일부 관객은 환불까지 요청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게오르규의 성명은 사건 발생 나흘 만에 나온 해외 오페라 전문 매체를 통해 나왔다. 세종문화회관은 이에 “소프라노가 본인을 포함한 전 출연자의 앙코르가 없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문자로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합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종문화회관은 “(앙코르는) 지휘자에게 속한 권한으로 소프라노 한 명의 희망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게오르규가 나머지 성악가들의 앙코르에 대한 결정권까지 가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인의) 희망 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연을 방해한 것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이번 사안의 본질은 왜 앙코르를 했는가가 아니라 게오르규가 공연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관객의 관람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항의가 필요했다면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규 측에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게오르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