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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때 용돈 건넸다면 ‘차용증’ 써야” 소액 현금도 세금 문제 생긴다[머니페스타]
추석 선물 선호 1위 ‘현금 또는 상품권’ 꼽혀
통상 ‘비과세’ 해당되지만 ‘증여’에 해당될 수도
‘비과세’ 인증하거나 ‘차용증’으로 기록 남겨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명절이 되면 늘 찾아오는 고민 중 하나는 ‘용돈’이다. 14년 전 5만원권의 등장 이후 용돈의 최소 기준은 ‘신사임당’으로 자리 잡았다. 명절 때만 되면 3만원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하지만 용돈의 액수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누구나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 ‘세금’이다. 가족 간 현금 거래는 세금 부과 대상이 된다. 누구나 무심코 건넨 용돈이 차후 ‘증여세’라는 이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부모 자녀 간 차용증을 쓰는 노하우가 전수되는 것 또한 이같은 현실 때문이다.

통상 ‘비과세’ 속하지만 증여 의심 받을 수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18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어떤 추석 선물이 인기를 끌지 묻는 질문에 약 52.9%가 ‘현금 또는 상품권’을 꼽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대표 명절 선물인 ‘과일 선물세트(25.8%)’는 2위로 밀렸다.

매년 명절만 되면 선물로 ‘현금’을 선호한다는 결과의 설문조사가 잇따른다. 그러나 우리가 무심코 건넨 용돈은 향후 ‘세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 현행 상속법에 따르면 증여는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 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하거나 타인의 재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가족 간 무심코 건넨 현금도 엄연히 ‘증여’의 영역에 해당하며, 과세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물론 예외 적용이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6조에 따르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이와 유사한 금품 등은 비과세 대상이다. 기념품, 축하금, 부의금 등도 비과세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하면 명절이나 생일 등을 맞아 오고 가는 용돈 또한 ‘축하금’ 등 비과세 영역에 속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아무런 대책 없이 용돈을 건넬 경우 이를 증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특출난 부자가 아니면 증명을 할 일도 없을 거라는 생각도 다소 안일한 측면이 있다. 향후 가족의 재산을 취득할 때면 누구나 자금출처조사 과정에서 이전 거래에 대한 소명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증여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될 경우, 납세의무자는 해당 거래가 증여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단순 용돈이라 할지라도, 비과세 항목임을 입증하지 못할 시 최소 10% 이상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납부가 지연된 데 따른 가산세도 부과된다.

특히 상속세법에 언급된 ‘사회 통념’에 해당하지 않는 고액의 금액이 이전되거나, 이같은 행위가 반복될 경우 ‘세금’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 비과세 대상으로 보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거액의 거래가 이루어져야만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르는 별도 금액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비과세’ 기록하거나 ‘차용증’ 써야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고 해서 용돈이 오갈 때마다 세무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다. ‘비과세’에 해당하는 항목임을 증명하기만 하면 된다. 예컨대 현금으로 이를 건네는 것이 아닌, 계좌이체를 통해 용돈을 주고 이체 시 비고란에 ‘명절 축합’ ‘생활비’ 등 메모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소명 자료가 될 수 있다. 거래마다 비과세 항목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남기 때문이다.

다만 피치 못 하게 거액의 돈을 주고받는다면, 금전대차계약(대출약정)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족 간 돈을 빌려주는 것은 증여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차용증(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원리금 상환 내역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차용 날짜에 공증을 받아놓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증여세 부과가 걱정된다면, 미리 자진신고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차후 조사를 통해 부과되는 증여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증여세를 일정 기한 내 자진신고할 경우 3%의 신고세액공제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직계존비속의 경우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 그 밖의 친족은 1000만원, 부부의 경우 6억원의 공제액이 적용된다. 10년을 합산한 총금액이 해당 기준 아래라면 증여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는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부모에게 5000만원의 금액을 받았다면, 조부모 등이 추가로 증여하는 금액은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영상=이건욱PD]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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