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전략 반복 지도부 불만 고조
당내선 24일 尹·韓 만찬에 주목
추석 연휴 직후 당정이 ‘겹악재’를 맞았다. 의정갈등을 타개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출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동반 하락세를 보였던 당정 지지율이 임기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거대야당이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등 쟁점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재표결 수싸움’이 불가피한 재의요구권(거부권) 정국에 또 다시 휘말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한 김 여사에 대한 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 내 우려가 재확산되는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지역화폐법이 처리된 직후 기자와 만나 “반헌법적이고 무리한 특검법안 등 민주당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로 무리하게 통과된 법안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통령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주실 것을 강력하게 건의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소집과 야당의 일방 처리에 항의하는 의미로 본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24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이 행사될 수 있다고 보고, 여야가 앞서 합의한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다시 ‘8표 이상’ 이탈표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전날 안철수 의원이 “진상을 규명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진전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소신투표를 했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또 다시 방어전에 나서게 된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의원은 “사방이 꽉 막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의정갈등을 풀어나갈 여야의정 협의체는 의료계의 불참 속에 2주 동안 진전이 없고, 추석 이전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최저치’를 기록하며 국민의힘과 나란히 하향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풀어야 할 숙제만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천 개입 의혹 언론 보도가 나온 김 여사에 대한 야권 공세가 예상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19일 본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지 않은 데 이어,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 사이에서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도 기존 전략을 반복하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의 대다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던 영남의 지역구 의원”이라며 “원내지도부도 의원을 방패 삼아 용산(대통령실)의 의중을 받들기만 할 뿐, 악화된 민심에 전혀 반응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도 “어떤 바람이 불어도 철옹성 같은 곳에서 정치를 하는 의원은 민심의 감도(感度)가 다르다. 체질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여권은 24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을 주시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갈등설이 제기됐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한동훈(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찬 전에 대통령과 한 대표가 따로 짧게라도 독대 시간을 가져서 서로 말씀을 하시는 게 더 중요하다”며 “사진을 찍기 위한 만남이면 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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