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찰서 대정파출소 소속 마라도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주업 경위.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라산을 오르다 정신을 잃은 30대 관광객이 비번날 등반하던 경찰의 응급조치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24일 제주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대정파출소 소속 마라도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주업 경위는 지난 13일 비번인 날에 한라산을 찾았다.
산에 오르던 김 경위는 오전 11시쯤 백록담 정산 부근에서 3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는데, A씨는 홀로 한라산을 등반하다 폭염에 탈진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당시 A씨는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에 이어 과호흡과 손발 저림, 극심한 추위를 느끼며 한 등반객의 신고로 구조대만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 사이 A씨를 발견한 김 경위는 즉시 가지고 있던 식염 포도당을 A씨에게 먹게 하고, 손발을 주무르며 의식을 잃지 않도록 응급조치했다. 또 비상용 은박 담요를 덮어 주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후 김 경위는 119구조대 요청으로 삼각봉 대피소 인근 헬기 착륙장까지 약 30분간 A씨를 둘러업고 하산했다. 다행히 119구조대에 인계했을 때 A씨는 체온이 조금 올라 안정을 되찾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 17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 한마디'에 김 경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A씨는 "요즘 경찰관들 조치중 가벼운 신체 터치에도 많이 예민할 텐데도 오로지 저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모습에 너무 감동받았다"며 "혼자 올라간 한라산 산행 중 죽을 뻔한 고비를 김주업 경찰관님 덕분에 살아 내려와 정말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9구급대원이 증상을 보고 받았을 때 제게 심정지 전 증상이었다며, 정말 천운이었다고 말해줬다"며 "살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아 사람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이 가득했던 제게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주시고 경찰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갖게 해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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