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강연·음악회·마술쇼 등 시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계획
박형준 부산시장이 24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인 도모헌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참석자들과 축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임순택 기자] |
[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과거 군사정권 시절 지방 청와대로 불리는 등 권위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옛 부산시장 관사가 '도모헌(DOMOHEON)'이라는 새 명판을 달고 40여년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왔다.
부산시는 24일 오전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열린행사장)에서 '도모헌' 개관식을 갖고 도모헌을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도모헌'은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도모헌의 근간인 옛 부산시장 관사는 지난 198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어졌다. 앞으로는 광안리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뒤로는 황령산 자락이 감싸고 있는 곳에 자리했다.
현대 건축의 거장인 고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를 거쳐 완공된 이곳은 '지방 청와대'로 일컬어지며 대통령 별장과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됐다.
문민정부 방침에 따라 1996년 부산민속관으로 시민에 개방했지만, 1998년부터 다시 시장 공관과 행사장으로 활용됐다. 2004년부터 '열린행사장'으로 일부 공간을 공개했다.
수려한 주변 경관에 본관 2147㎡, 야외 1만8015㎡에 이르는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극 중 진양철 회장의 집인 '정심재'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도모헌의 전면 개방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021년 4월 시장 취임 이후 시민들에게 관사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본격화됐다.
도모헌은 정원, 라운지, 전시공간, 공유오피스, 계단식 강연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도모헌 본관뿐 아니라 시민들이 많이 찾는 야외공간도 정비해 시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로를 개선하는 등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정비했다.
건물 2층에는 시 주요 행사와 리셉션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 '번루'와 소규모 국제 행사가 가능한콘퍼런스룸 '취람', 시민 휴식 공간인 미팅룸 '두록'이 조성됐다.
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도모헌' 내부. [사진=임순택 기자] |
부산시는 앞으로 도모헌에서 '걷고 머물고 기억하다'는 '산보'를 콘셉트로 일상의 소풍 같은 순간들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명사가 참여하는 강연과 부산 분야별 리더가 함께하는 부산이야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계획이다. 야외에서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영화, 음악, 마술쇼 등의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도모헌은 개관과 함께 지역 이색 명소(유니크 베뉴)로 지정돼 국제회의와 토론회, 학술회의 등 소규모 국제행사를 열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부산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도모헌이 부산의 문화적 소양과 안목, 그리고 부산시민의 품격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부산을 찾는 국내외 인사들에게 '부산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것'으로 기억되고, 부산시민에게 일상의 쉼과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도모헌' 내부 모습. [사진=임순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