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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이 지적한 상암 경기장…82억 벌고 잔디에 2.5억 썼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손흥민이 슛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축구경기를 하기에 잔디 상태가 나빠 논란이 된 서울시 마포구의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 경기장)이 올해 경기와 콘서트로 82억원을 번 반면,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원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그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1∼8월 올린 수익 총 82억550만원이다.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었다. 주요 문화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899만원, 세븐틴이 9억7758만원이었다. 여기에는 9월 치러진 아이유 콘서트 대관 수익은 반영되지 않았다.

월드컵경기장은 하루 전용 사용료에 더해 축구 경기나 콘서트, 공공 행사 입장료의 8%를 받는다. 일반행사는 관람 수입의 15%를 받는다.

막대한 수익에도 1~8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에 그쳤다.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 및 비료 5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원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축구 경기를 하기에 좋지 않다는 지적은 이어져왔다. 특히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5일 팔레스타인 전을 치른 뒤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다. 홈에서 할 때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마크람 다부브 감독도 "우리가 봤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이 잔디에 적응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아이유 콘서트를 전후로 축구 팬과 가수 팬이 잔디 관리 책임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결국 다음 달 15일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겠다며 아이유 콘서트 이후 잔디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성곤 의원은 "서울시가 아이유 콘서트를 앞두고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등을 발표하며 팬들 입장에선 마치 가수가 잔디 훼손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 갈등을 부추겼다"며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 강행 등에도 문제가 있었던 만큼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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