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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가루 청소시켰을 뿐인데"...학부모 18명에게 무릎 꿇은 유치원 교사
교사 모친,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글 올려
"원장이 협박, 부당 해고 당했다" 호소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 사립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닦게 했다가 학부모의 항의를 받고 무릎까지 꿇은 사연이 전해졌다.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 앞에서 해당 교사를 해고까지 하며 일을 키웠다.

25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유치원 원장·원감의 갑질과 괴롭힘으로 쓰러져 가는 교사를 구제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A 교사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회초년생인 딸이 유치원 원장과 원감에게 협박당하고 억울하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뒤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사립 유치원 A 교사는 지난 6일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물티슈로 청소하게 했다. 당일 오후 7시께 한 학부모는 아동학대 신고를 하겠다며 유치원을 찾아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다. 자녀로부터 "유치원에서 대변을 치웠다"고 전해 들은 것이다.

유아 발달 과정에서 아이들은 '똥'이란 말을 자주 쓰기도 한다.

학부모가 확인한 CCTV 영상에는 아이들이 김 가루를 청소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 원생이 바지에 실수를 해 냄새가 퍼졌다고 한다.

청원인은 "A 교사는 유아의 기본 생활 습관과 발달과정을 위해 식사 후 정리 시간을 가졌고 용변을 치우게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원장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원장과 원감은 '경찰 조사가 오면 절대 안 된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면 아동학대다'라며 A 교사에게 학부모에게 무조건 사과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조폭같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A 교사는 결국 18명의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원장은 이들 앞에서 '교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A 교사를 해고했다.

청원인은 "원장과 원감은 압박과 협박으로 교사가 겁먹은 상태를 이용해 아무 말도 못 하게 했고 강압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하며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호소했다.

교육청은 관련 사안의 경위를 파악하고 해당 유치원에 대해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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