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수술로 태어난 아이도 19일만에 숨져
재판부, "엄벌 불가피" 징역 40년 선고
전주지법[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임신한 지 7개월 된 전처를 찔러 살해한 40대가 징역 40년형을 선고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3)에게 이날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3월 28일 오전 10시 1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미용실에서 업주인 전처 B 씨(30대)의 목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현장에 있던 전처의 남자친구 C 씨(40대)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임산부가 흉기에 찔렸다"는 C 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주한 A 씨를 추적해 1시간 만에 김제에서 긴급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의 목에 자해행위를 해 긴급수술을 받고, 닷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뱃속 아기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7개월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지만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던 중 19일 만에 사망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1년 전에 이혼한 B 씨에게 남자 친구가 생긴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전처에게 남자 친구가 생겨 정말 관계가 끝났다는 생각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한 피해자를 수시로 찾아가 협박하는 등 괴롭히고 결국 계획적으로 매우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범죄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피해자 배 속에 있던 7개월 아기도 응급수술을 받고 태어난 지 19일 만에 생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이 수호하는 가장 존엄한 가치로, 살인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평생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점,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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