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인근 달구벌대로에서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개최를 앞두고 퀴어축제조직위원회 측과 경찰이 집회 장소 범위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28일 개최됐다. 이날 축제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둘러싼 주최 측과 경찰간 이견으로 1시간 대치 끝에 개최됐다.

올해 축제는 이날 정오께부터 오후 7시까지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달구벌대로 일대 3개 차로에서 열릴 에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오전까지 경찰과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협의했던 사항들이 번복되며 경찰이 조직위에 일방적으로 집회 제한 통고를 하는 등 긴장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축제는 지난해 무대 설치 장소 등의 문제로 대구시와 경찰이 초유의 공권력 대치를 벌이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주 무대가 설치될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12번 출구 일대 도로 180m 통행을 제한하고 주최 측의 행사 개최에 협조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질적 도로 통제는 오전 11시께서야 돌입했다. 또 집회 신고 구역인 3개 차로 안에 경찰 버스와 순찰차, 경찰 안전 펜스 등이 설치되자 조직위 측은 반발했다.

배진교 조직위 위원장은 “전날 자정까지 경찰은 계속 집회 관련 사항을 두고 말을 바꿨다”며 “제한 통고를 했다고 하는데 제가 집회 신고자다. 저는 제한 통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계속 저희 축제를 방해하고 시시각각 통제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축제를 열지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조직위 관계자들은 집회 신고 장소인 3차로 안에 설치된 경찰 펜스를 온몸으로 밀어내며 한때 긴장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행사 주 무대는 낮 12시 35분께서야 겨우 설치됐다. 예고됐던 행사 시작 시각으로부터 30여분이 흐른 뒤다. 조직위는 매년 축제 개최 장소인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애초 집회를 신고했지만 경찰은 차량 정체를 이유로 일부 차로 사용 제한을 조직위에 통고했다.

조직위는 경찰을 상대로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이에 조직위는 집회 장소를 반월당네거리 달구벌대로 일대로 변경했다.

경찰은 축제가 열리는 장소 인근인 현대백화점 건너편에서 퀴어 반대 단체 집회도 예정돼 있어 달구벌대로 양방향 극심한 차량정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행진이 시작되는 이날 오후 5시부터는 대구 동성로를 둘러싼 도로도 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