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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 지우라는 김정은 말에 북송 비전향 장기수 호칭도 변화

김정은의 지시로 철거된 북한 평양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북한 김정은의 ‘통일’ 지우기가 계속되고 있다. ‘통일애국투사’ 였던 북송 비전향 장기수 호칭에서 통일을 삭제했다.

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2000년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 리재룡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그에 대한 호칭을 ‘애국투사’로만 지칭했다. 지난해 11월 노동신문이 비전향 장기수를 통일애국투사로 불렀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통신은 “사회주의 혜택 속에 건강하여 애국투사로서의 삶을 빛내여가도록 보살펴주었으며 국가적인 중요 행사들에 대표로, 특별손님으로 불러주고 끝없는 영광을 거듭 안겨줬다”고 이날 김정은이 생일상을 하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비전향 장기수 호칭 변화는 통일의 흔적을 지우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더는 통일의 상대로 보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후 북한 곳곳에서 통일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들이 삭제됐다.

실제 북한은 노동당 통일전선부를 올해 당 중앙위 10국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또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평양방송, 평양FM 등 대외 선전매체와 방송을 중단했다.

외무성과 내나라 등 홈페이지에서도 남한을 연상하게 하거나 통일 내용이 담긴 메뉴를 삭제하고 접근 경로도 차단했다. 하지만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은 철거했음에도 통일전선탑은 그대로 두거나, 애국열사릉 내 석판에 통일 문구를 지우지 않는 등 내부적으로 통일 흔적 지우기가 혼란을 겪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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