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 살해 혐의 피의자가 운영했던 순천시 모처에 있는 식당 외부. |
[헤럴드경제=박대성 기자] 10대 여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박대성(30)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그가 운영했던 찜닭 가게 외부가 저주의 글로 도배되고 있다.
박대성이 순천에서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찜닭' 점포는 살인사건 이후 문이 닫힌 상태로 3일 가게 간판은 물론 매장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천막으로 가려져 있는 상태다.
신상공개된 박대성(1994년생)이 경찰청에 의해 얼굴이 공개되고 이미 SNS에는 그가 운영해 온 식당 위치가 알려지면서 밤사이 가게 외부는 욕설과 저주로 도배되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결과 밤사이 "죽어, 죽어" "디져(뒈져) 걍" 등의 저주의 글이 페이트칠 돼 있었고 욕설 문구도 붙여져 있었으며 바닥에는 국화꽃 뭉치를 가게로 던졌는지 꽃잎이 흩뿌려져 있었다.
이 곳을 지나던 시민들도 천막을 뒤집어 쓴 가게 앞을 지나면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했으며 영문을 모른 채 지나치는 시민들도 있었다.
주변 상인은 3일 전화통화에서 "그 친구(박대성)는 밤에 영업했고 우리는 낮에 일하다 보니 서로 겹칠 일은 없었지만, 젊은 사람이 가게를 오픈해 처음에는 열심히 하길래 우리는 뭐라도 도와 주려 종종 배달시켜 먹곤 했는데 그 사람이 그런 일을 벌였다니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건 당일 젊은 친구들이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길래 처음에는 점포 인수·인계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폴리스라인(경찰 저지선)이 쳐져 있는 걸 보고 알았다"면서 "통성명은 안 했지만 참 안타깝고 특히 여성분들이 살인 사건 이후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박대성은 프랜차이즈 찜닭집을 개업한지 3개월 정도 됐으며 장사가 잘 안돼 영업을 포기하고 가게에서 숙식을 해 왔지만 수입이 없어 대출금 상환 등의 자금 압박을 받아 왔다.
또한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자주 다퉜으며 사건 당일에도 자신의 가게에서 소주를 4병 마신 뒤(본인 주장) 주방 흉기를 들고 나와 범행 대상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점주의 일탈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요식업 프랜차이즈 본사도 결국 사과의 성격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찜닭 체인점 대표이사는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은 점주 개인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나, 저희 회사에서는 큰 충격과 슬픔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피의자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 44분 순천시 조례동 도로에서 귀갓길 여학생(18·검정고시 대입준비생)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났다가 2시간 여 만에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범죄 피해자인 여학생 가족은 다문화 가정(귀화)으로 조사됐고 여학생 부친은 신체상의 약간의 장애가 있으며 "아빠 약 사러 간다"던 외동딸을 한순간에 잃고 깊은 상심에 빠져 있는 상태다.
순천시는 범죄 피해를 입은 해당 가족을 도울 방안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 마련된 순천 시민 분향소는 3일까지만 설치된다.
parkd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