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이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동 순방에 오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고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회동에서 이란과 사우디 양자 관계와 최근 중동 역내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SPA는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또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과도 만났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두 장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중단과 피란민에 대한 신속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양측은 이란과 사우디 양자 관계의 현재 상황을 논의하고 정치,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락치 장관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발사하며 중동 안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당시 이란은 이 공격이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숨진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은 즉각 대응 공격을 검토하고 나선 상황이다.
아락치 장관은 사우디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8일 "이번 출장의 목적은 중동 상황을 협의하고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범죄를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긴장 고조를 원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으며, 군대도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수니파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중요한 중동 협력국이다. 수니파 맹주로서 반미국·반이스라엘 성향의 대리세력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과는 기본적으로 긴장 관계이지만 최근 수년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락치 장관은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카타르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이집트, 미국 등과 함께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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