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허리케인 밀턴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100년 만의 초강력 허리케인이란 평가를 받는 ‘밀턴’이 9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지난 몇 주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허위 정보와 명백한 거짓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끈질기게 부추기는 행위가 있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의 맹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건 이미 이뤄진, 그리고 앞으로 이뤄질 굉장한 구조와 회복 작업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해롭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에게 고작 750달러(약 101만원)의 지원금만 제공할 것이며,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불법 이민자를 위해 사용한 탓에 허리케인 피해자를 지원할 돈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주요 언론은 이런 주장을 검증해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근거 없이 반복하며 정부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으며, 특히 공화당 소속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수준을 넘어섰다”, “만화책에 나올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린 의원은 정부가 날씨를 조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허리케인을 공화당 강세 지역에 보냈다고 암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순간에는 레드(공화 강세)나 블루(민주 강셰) 주(州)는 없고 하나의 미국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에서 화상으로 브리핑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허리케인 밀턴을 대비하고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업이나 개인이 허리케인을 이용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거나 바가지를 씌우려고 할 경우를 언급하고서 “우리는 이런 행동과 현장 상황을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소비자를 이용하려 하는 누구든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밀턴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도 “이런 거짓말은 미국답지 않다(un-American)”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수천명의 구조 요원과 자원봉사자가 자기 목숨을 걸고 희생해가며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면서 “동료 미국인들이 서로를 챙기는 그게 바로 미국의 최고의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왜 트럼프가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난 정말 모르겠다”면서 "미국답지 않다”는 말을 반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인용 진단장비를 제공했다는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내용에 대해서도 “(저서에 소개된 트럼프의 행동이)미국답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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