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 현지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46개월 만에 제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장조사업체 시노(CINNO)를 인용, 지난 8월 중국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46개월 만에 애플에 앞섰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어 이는 8월 애플을 포함한 외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187만대라는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정보통신기술원의 조사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중국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6.7% 증가한 2405만대로 조사됐다.
SCMP는 “최근 애플이 중국 본토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활하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와 애플의 경쟁은 새로운 의미를 띠고 있다”고 짚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 지난해 8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장착 ‘메이트(Mate)60 프로’를 발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폴더블폰 ‘메이트 X5’, 12월에는 중급 기종인 ‘노바(Nova) 12’, 올해 4월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고급 스마트폰 ‘푸라(Pura)’ 시리즈를 각각 내놓았다.
중국 소비자들이 화웨이의 기술 도약에 열광하며 ‘애국 소비’로 화답한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상반기 화웨이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7.5%로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4%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달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 16은 공식 판매를 개시하기도 전에 할인 마케팅이 펼쳐졌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OS) 훙멍(鴻蒙·Harmony)의 최신 버전인 ‘훙멍OS 넥스트’를 지난 8일 출시했다.
‘훙멍OS 넥스트’가 설치된 모든 화웨이 기기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화웨이는 원래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를 썼으나 2019년 8월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모바일서비스(GMS)가 지원되는 정식 제품을 살길이 막히자 석 달 뒤 독자 개발한 훙멍을 내놓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애플 iOS와 함께 세계 보편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성하는 상황에서 훙멍은 중국 내에서조차 인기를 못 얻었다.
그런 상황에서 화웨이가 지난해 8월 중국산 7㎚ 첨단 반도체를 장착한 ‘메이트 60 프로’를 내놓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모두 훙멍OS를 채택하고 있는데, 중국 애국 소비 열풍을 타고 ‘메이트 60 프로’ 시리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훙멍OS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앞서 SCMP는 훙멍OS가 1분기 중국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iOS를 제치고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화웨이는 올해 5천개 앱이 훙멍OS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며 점차 그 수를 100만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