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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운 음식을 먹기 전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생겨 쾌락적 자극을 더 느낄 수 있는 반면,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기대감 때문에 쾌락이 감속하고 통증 반응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오 이 중국 화동사범대(ECNU) 심리학 및 인지과학부 교수와 케네스 키시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매운맛 자극이 인간의 긍정적·부정적 기대감에 따라 신경반응, 주관적 경험을 다르게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에 공개됐다.
‘기대(Expectation)’는 인간이 세상을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몸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치료 효과를 일으키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위약 효과)나 반대로 부정적인 기대가 더 나쁜 치료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기대가 쾌락적 경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맛에 대한 선호도가 다양한 실험 참가자 47명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에 눕힌 뒤 다양한 맵기의 핫소스를 맛 보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소스를 맛보기 6초 전에 빨간 고추 그림을 통해 매운맛 강도에 대한 단서를 제공받거나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시식을 진행했다. 실제로 맛을 보기 전에 기대감을 일으켜 쾌락적 기대(예측)와 감각을 분리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FMRI로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밝혔던 참가자는 매운맛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통해 쾌락, 위약 효과와 관련된 뇌 영역 활동이 증가했다. 반면 매운맛을 싫어하는 참가자들의 ‘부정적 기대’는 쾌락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활동(NPS)을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매운 음식은 기대와 선호도가 통증에 대한 인식을 탐구할 수 있는 통제된 방법이 됐다”며 “특히 자극은 동일했지만 부정적인 기대가 뇌의 통증 반응을 강하게 증폭시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통증 지각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며 “기대가 임상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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