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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노벨상’ 먼저 알고 초상화 그린 이 화가 “내 직업 사랑해”
201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담
한강 작가. [연합·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로저 펜로즈, 독일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앤드리아 게즈 등 3명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니클라스 엘메헤드. [니클라스 엘메헤드 소셜미디어·노벨위원회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매년 10월 초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스웨덴 노벨위원회와 함께 분주해지는 작가가 있다. 스웨덴 출신의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가 그 주인공. 중단발의 머리, 노란 황금빛이 감도는 얼굴, 알듯 말듯 은은한 미소를 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초상화를 그린 이도 바로 엘메헤드다. 그는 노벨위원회의 공식 발표 30~40분 전 수상자를 알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다.

스웨덴 왕립예술학교 출신인 엘메헤드는 2012년부터 노벨위원회 미디어 분야 예술감독으로 일하게 된 그는 수상자 초상화를 도맡아 왔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수상자의 저화질 사진이나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마땅찮다고 봤고, 그림으로 사진을 대체하기로 결정한 것. 이렇게 만들어진 초상화가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그는 2014년부터 공식적으로 노벨상 초상화가로 일하게 됐다. 지금껏 10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가 그의 붓끝에서 나왔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 앞에 선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 [니클라스 엘메헤드 소셜미디어]
한강 작가의 초상화.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그가 그린 초상화를 보면 수상자들의 얼굴이 황금빛으로 표현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수상자의 인종,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금색만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피부색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엘메헤드는 처음에는 푸른색과 노란색을 섞어 초상화를 채색했지만, 2017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발표 공식 색상이 금색으로 정해지면서 채색 방식을 바꿨다.

작업 방식이 간단치만은 않다.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아주 얇은 금박을 특수 접착제로 붙인다. 엘메헤드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에는 검은 윤곽선에 푸른색과 노란색 음영을 줘서 강조했다”며 “2017년에 주된 색상을 금색으로 하기로 했고, 여러 가지 종류의 금빛 물감을 쓰다가 금박을 입히는 것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그린 모든 노벨상 초상화에는 그의 이름을 뜻하는 'NE'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35분 만에 초상화를 그리고, 즉시 뉴스룸으로 달려간 적도 있다. 공식 발표 전에 초상화를 노벨위원회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위한 작업도 해야 한다”며 “때때로 지치기도 하지만, 내 직업을 사랑한다.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를 그리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내가 꽤 빨리 그림을 그리는 편”이라고도 귀띔했다.

금박을 특수 접착제로 붙이고 있는 니클라스 엘메헤드. [니클라스 엘메헤드 소셜미디어]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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