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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을 위해 태어난 아이(한태이)가 진행한 세종한글올림피아드는?
외국인대학생 108명 참가 한글경연
코리아헤럴드 어린이한글홍보대사 자격
한글 ○X 퀴즈 사회 맡으며 시선집중
삿갓 쓰고 도포 입고 등장하자 모두 와~
한 군 “한글을 더욱 사랑하게 됐어요”
한글런 행사에선 션과 나란히 마라톤

코리아헤럴드의 어린이한글홍보대사 자격으로 지난 8일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한글올림피아드에서 외국인 대학생 누나 형 108명을 대상으로 한글 ○X 퀴즈를 진행한 한태이 군. 주변에서 붙여준 별명이 ‘(한)글을 위해 (태)어난 아(이)’다. 한 군은 한글 ○X 퀴즈를 진행하면서 한글을 더 사랑하게 됐다며 장래 희망이 우주비행사(과학자)인데, 그 이유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가서 나무도 심고, 거기에 제 이름을 한글로 적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4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세종한글올림피아드 현장. 삿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한 어린이가 무대에 등장하더니 마이크를 잡곤 이렇게 크고도 또박또박하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 한태이라고 합니다. 제 이름 삼행시로 제 소개를 할게요. 여러분은 운을 띄워 주세요”.

관객의 반응이 의아함 반 호기심 반이다. 그러면서 쉽게 이름 머릿글자 연호로 응답한다.

“한!”. “(한)글을 위해”.

“태!”. “(태)어난 아이”.

“이”. “(이) 사람이 바로 한태이 저입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행사장은 일대 웃음바다가 된다. 너무 너무 귀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여기저기 핸드폰을 열고 사진 버튼을 누른다.

이날 열린 세종한글올림피아드는 코리아헤럴드와 세종시 공동 주최로 이뤄진 행사로,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수학이나 영어, 경제올림피아드 처럼 한글경연을 펼침으로써 세종대왕의 업적이자, 우리의 유산인 한글을 한글날을 맞아 소중히 가꾸고 한글문화의 위상을 글로벌로 더욱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들은 국내 거주 외국인대학생(대학원생) 108명이다. 3명씩 36개 팀으로 구성된 외국인대학생 경연자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한글 배틀을 한 것이다. 이들 108명은 일일 K집현전 학사가 돼 한글SNS 영상 대결, 세종대왕님 전상서 논리 싸움, K컬처 정의 배틀 등의 한글과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쏟아내며 한글 겨루기 장을 펼쳤다.

한태이(서울수명초등학교 4학년) 군은 이날 코리아헤럴드의 어린이한글홍보대사 자격으로 특별 사회를 봤다. 한 군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4개부문 겨루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한글 ○X 퀴즈였다. 외국인 대학생 108명이 한글과 관련된 질문에 ○X로 답하고, X면 탈락하면서 결국 최종 문제까지 맞춘 1인을 우승자로 정하는 방식이었다.

한태이 군이 외국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 ○X 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코리아헤럴드

외국인 대학생들은 한국인 초등학생이 진행하는 사회가 신기하고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군이 계속해서 “세종대왕은 조선 제10대 왕이다. 맞으면 ○, 틀리면 X”, “한글의 기본 자음은 14개이다. 맞으면 ○, 틀리면 X”라고 문제 제시를 하자 외국인 대학생들은 ○ 자리와 X 자리를 왔다갔다를 반복했고, 결국은 한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됐다.

한 군은 사회를 마친 후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누나 형들이 귀여워 해주셔서 (사회를)진행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삿갓 쓰고 도포 입고 초등학생이 진행을 하니까 귀여웠나 봅니다. 저도 잘하려고 하다보니 긴장은 했지만, 실수해도 그것마저도 즐겁게 생각해주신 것 같아 무척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라며 의젓한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한국인도 헷갈리는 어려운 문제를 내면서 저도 (한글에 대해)배우는 것이 많았어요”라며 “앞으로 한글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한 군의 장래 희망을 묻자 서슴없이 우주비행사(과학자)란다. 한 군은 “왜냐하면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가서 나무도 심고, 거기에 제 이름을 한글로 적어보고 싶어요”라며 “아주 어릴때는 (꿈이)해적, 파일럿이었는데 지금은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어린이 한글홍보대사 다운 답이다.

한글에 대한 철학도 제법 뼈대가 있다. 한 군은 “한글은 과학적이고 스스로 만들어진 자립적 문화를 대변하는 자랑스럽고 멋있는 한국문화라고 생각한다”며 “다섯살때부터 한글을 배우고 나서 좋아하는 역사책과 과학책을 실컷 읽을 수 있었고, 또 한글로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지난 한글날(9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션과 함께하는 한글런’ 대회에 참여한 한태이(앞줄 맨오른쪽) 군이 어른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다. 한 군은 션(앞줄 가운데)과 같이 선한 영향력을 우리 사회에 퍼뜨리는 어른으로 크고 싶다고 했다. 사진=코리아헤럴드

공부 과목 중 수학을 가장 좋아한다는 한 군은 세종한글올림피아드에 이어 다음날 한글날인 9일에는 코리아헤럴드와 세종시가 진행한 ‘션과 함께하는 한글런’ 행사에서 션과 함께 마라톤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7000여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순경음 글자가 새겨진 노스페이스 티셔츠를 입고 한글 사랑을 과시했다. 한 군은 마라톤 완주 후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퍼뜨리는 좋은 일을 하는 션과 나란히 뛸때 정말 기분이 하늘을 나는 만큼 좋았다”며 “저도 훗날 우리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션과 같은) 어른으로 크고 싶다”고 했다.

앞서 세종의 얼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세종한글올림피아드와 K집현전학사 외국인 대양성 프로젝트를 가동한 코리아헤럴드는 한 군에게 ‘KH 어린이한글홍보대사’ 임명장을 수여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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