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공지능(AI) 붐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HBM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향후 12개월간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BI의 와카스기 마사히로와 서실리아 찬 애널리스트는 이날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도전할 가능성이 작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9조1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HBM 부진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 5세대인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고객사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설명자료를 통해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대한 납품 실적과 80%에 가까운 HBM3E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또 SK하이닉스의 HBM 주문은 2026∼2027년까지 예약돼 있으며, 올해 16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도 HBM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 마이크론은 HBM 부문 평가 가치가 지난해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내년 250억달러(약 33조9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는 등 HBM 시장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속도는 줄어들 것으로 봤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포함한 지정학적 위험이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SK하이닉스의 4세대(HBM3) 및 5세대 HBM 제품은 주로 엔비디아의 고사양 칩에 사용되는데 이는 이미 중국 판매가 금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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