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생하자 한 남성이 팔레스타인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는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전세계 빈곤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더 가난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빈국들은 저비용 자금 조달 능력이 대부분 없어 세계은행의 저소득국 지원기구인 국제개발협회(IDA)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13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1145달러(약 155만원) 미만인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보다 평균적으로 더 가난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나머지 국가들의 경제가 대체로 2020년 코로나19 발병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과 대조된다.
26개 최빈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공적개발원조(ODA) 비중은 2022년 7%로, 21년 만의 최저치로 낮아졌다.
이들 국가에는 하루 2.15달러(약 2천9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빈국들 가운데 22개국은 아프리카에 있으며 나머지는 4개국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멘, 북한이다.
이들 국가의 정부 부채는 평균적으로 GDP의 72%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빈국들은 저비용 자금 조달 능력이 대부분 없어 세계은행의 저소득국 지원기구인 국제개발협회(IDA)에 의존하고 있다. IDA는 보조금과 거의 무이자인 차관을 제공한다.
세계은행은 저소득 국가가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자연재해에 훨씬 더 취약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1~2023년 자연재해로 인한 저소득 국가의 연평균 손실액은 GDP의 2%로, 중저소득 국가의 평균보다 5배나 컸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 5년간 IDA가 대부분의 재원을 26개 저소득국에 쏟아부었다"며 "이들 국가가 만성적인 (경제)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주요 개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례 없는 속도로 투자를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최빈국의 실정은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국가 간 불평등 연구에 기여한 학자들이 받으면서 또 한 번 이목을 끌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4일 발표된 노벨경제학상이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3인에게 돌아간 것과 관련, 노벨위원회가 글로벌 불평등에 다시 주목했다고 평가했다.
이들 수상자는 사회적 제도가 국가 번영에 미치는 영향과 국가 간 불평등 등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로이터는 이번 수상자 선정은 국가 간 및 국가 내 소득 격차 문제가 기후변화, 인공지능(AI) 혁명, 고령화 사회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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