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두자 엔비디아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최고점 경신을 눈앞에 두고 15일(현지시간) 5%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69% 하락한 131.60달러(약 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부터 약세로 시작해 장중 5% 이상 하락하며 130달러선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조4000억 달러에 육박했던 시가총액도 3조228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새로운 AI 칩 블랙웰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최근 상승세를 탔다.
전날에는 종가 기준 최고치인 138.07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6월 20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140.76달러) 경신을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출에 국가별로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 당국자들이 중동 국가들을 겨냥해 국가안보 측면에서 수출 허가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을 논의했으며, 이는 일부 국가의 AI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 당국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동 페르시아만 국가들에 이 방안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의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점도 영향을 줬다.
ASML은 2025년 매출이 300억∼350억 유로(327억∼3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ASML이 이전에 예상했던 매출은 물론, 시장 전망치(358억 유로)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예약 매출(26억 유로)도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6억 유로)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에 이어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 9월 ASML의 최신 반도체 장비 2종의 중국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ASML 주가는 이날 16.26%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의 AI 칩을 전량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2.64% 하락하며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에 다시 시총 순위 7위 자리를 내줬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와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5.22%와 3.47% 하락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이날 5.28% 하락 마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