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질문 그만 받고 음악 틀자”며 무대 위에서 춤
11월 미 대선을 1월로 잘못 말하기도
1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사회자이자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인 크리스티 노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의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78세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청중 두 명이 기절하자 그는 ‘질문하지 말고 그냥 음악을 듣자’며 39분간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며 트럼프의 정신 건강에 의문을 표했다.
15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근처에서 트럼프 측 인사인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티 노엠이 진행하는 행사가 열렸다. 실내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청중 두 명이 기절하면서 잠시 중단됐는데, 트럼프가 “누구 또 기절하고 싶은 사람 있나”고 물은 후 “그냥 음악을 듣자. 누가 질문을 듣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 이후 행사장에는 트럼프의 플레이리스트 9곡이 흘러나왔다. 오페라에서부터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할렐루야’, 엘비스, ‘YMCA’가 행사장을 메웠다.
트럼프는 수년 동안 집회 마지막에 항상 1978년 빌리지피플의 노래인 ‘YMCA’를 틀고 그에 맞춰 짧게 춤을 췄는데 이번에 30분 이상을 춘 것이다. 그는 박자에 맞춰 느릿하게 춤추는 등 다양하게 움직이다가 가만히 서서 청중을 응시하거나 누군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경제와 생활비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중에 그는 11월 5일인 선거일을 두 달이나 뒤인 ‘1월 5일에 투표하라’고 촉구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이후 트럼프 측 대변인 스티븐 청은 “트럼프와 군중 사이에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에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고 해리스 캠프 측은 “트럼프가 정신이 혼란스러워 보였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말 실수를 연발하는 탓에 고령으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는 줄곧 논란이 돼왔다.
그는 지난 1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가진 연설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북한 대통령이 날 죽이려 한다”고 말실수를 했다. 그는 이날 ‘이란’을 ‘이라크’라고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비율이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 4∼7일 등록 유권자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에서 응답자 46%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날카롭고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다’고 대답했지만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이 49%로 더 높았다. 지난 7월 여론조사의 동일한 항목에서 이 비율은 각각 53%, 47%였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