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워싱턴주에 위치한 보잉 공장에서 노동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서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항공기 품질 문제와 노동조합 파업으로 위기에 처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350억달러(약 47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 조달 계획을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향후 3년 동안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최대 250억달러(약 34조13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하고 대출 기관과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의 신용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은 “이는 유동성 마련을 위한 두 가지 신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보잉이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약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보잉의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정크) 등급보다 한 단계 위인 ‘부정적 관찰대상’이다. 이날 정규장에서 보잉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6% 상승 마감했다.

보잉 노동자들은 지난달 ‘4년에 걸친 임금 25% 인상안’에 거부하면서 16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40%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사측과 노조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이 조속히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경영난이 가중된 가운데 파업까지 더해지며 보잉은 사상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업으로 보잉이 한 달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보잉은 지난 2분기 14억4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1일 보잉은 전세계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7000명을 정리해고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캘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에게 “우리 사업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면서 “재정 현실에 맞춰 상당한 감원이 필요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