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제는 물건 운반 차량 단 1건…주별 규정도 장애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열고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로보(무인)택시 ‘사이버캡’을 대량으로 출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미국 규정에 어긋나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현행 규정은 운전자 제어 기능이 없는 차량의 도로 배치를 제한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미국 자동차 안전 규정에서 요구하는 운전대(스티어링휠)나 페달 등 다른 제어 장치가 없는 차량을 도로에 배치하기 전에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코 보장할 수 없지만 만약 테슬라가 규제 면제를 받더라도 1년에 불과 수천 대의 로보택시만 도로에 내놓을 수 있어 틈새 제품에 그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전문가인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법학 교수는 “의회가 여러 실패한 법안에서처럼 이 한도를 늘리지 않는 한, (규정) 면제는 대량 제조업체에 실행 가능한 경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규제 장애물은 머스크 CEO가 로보택시 공개 과정에서 회피한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로, 그가 로봇 공학 및 인공지능(AI) 분야로 진출하는 데 한 축을 이뤘다.
NHTSA는 오랫동안 자동차 제조업체가 면제를 받을 경우 연간 2500대의 차량만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이는 지난 분기에만 약 50만대의 차량을 판매한 테슬라로서는아주 적은 숫자다. 또한 지난주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사이버캡을 매우 대량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도 대조된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시간 프레임에 대해 약간 낙관적인 경향이 있지만 2026년까지 사이버캡을 대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 전에 여러분은 모델 3과 모델 Y, 모델 S 등 우리가 만드는 모든 차량을 통해 로보택시를 경험할 것”이라며 “우리는 규제당국이 승인하는 지역에서 (운전자의) 감독 없는 주행의 허가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첨단 운전자 지원 기능 차량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어떻게 도약할지, 자체적으로 사이버캡을 운영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길로 가는 것은 불확실한 경로를 제시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는 2022년 초 NHTSA에 ‘크루즈’ 차량의 자율주행 장치를 통해 운전대 및 기타 인간 중심 기능이 없는 무인 셔틀을 운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면제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2년 넘게 허가가 나오지 않자 결국 지난 7월 포기했다.
NHTSA는 테슬라가 사이버캡에 대한 규정 면제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까지 당국이 면제 신청을 허가한 것은 2020년 스타트업 뉴로가 사람이 아닌 물건을 운반하도록 설계된 저속 자율 배송 차량을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단 한 건뿐이다.
NHTSA 외에도 도로 차량 운행에 대한 권한을 가진 주에서는 자체적으로 규제를 둘 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필요한 무인 테스트 또는 배치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NHTSA 고문을 지낸 메리 미시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공학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주정부의 허가라고 생각한다”면서 “테슬라가 주 정부에 테스트 데이터를 제공하기 전까지는 캘리포니아에서 필요한 허가를 받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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