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구입·집 수리 비용 미루고 있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타운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해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를 줄이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있다면서 내무부의 환경 담당 부서나 환경보호청(EPA)이 가장 해고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무부 소속의 한 직원은 “내년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 걱정돼 저축이 필요하다”며 “새 차 구입과 집 수리를 미루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한 직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인력을 감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마음 한 구석에 있다”고 토로했다.
EPA 소속 공무원인 연방공무원노조(AFGE) 로컬 704지구의 니콜 칸텔로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EPA 소속 직원들이 표적이 될 것이라는 내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최근 직원들이 에너지부와 상무부 등 다른 기관으로 이직하기 위해 EPA를 떠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6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임에 성공할 경우 내무부와 EPA 등의 예산 삭감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게리 코놀리(민주·버지니아)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 D.C. 지역에서 일하는 연방 직원 10만명 이상을 해고하거나 재배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는 심지어 정부 홈페이지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입맛에 충분히 따르지 않는 정부 기관은 폐지하겠다고도 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발간한 ‘프로젝트 2025’'에도 국토안보부와 FBI 해체, EPA 권한 축소, 교육부와 상무부 제거,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독립성 박탈 등과 관련한 구상이 포함돼 있어 공무원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992쪽 분량의 해당 공약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염두에 두고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았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 프로젝트 2025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이번 선거 기간 동안의 발언을 보면 EPA 등 기관들이 사정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신호가 보였다”고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