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타스]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병력 증강을 위해 군인 1만명을 파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 사안에 정통한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군인이 어떤 종류인지, 어떤 역할인 지는 불분명하다고 이 외교관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HUR)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군사적 유대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 가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계획에 "북한군이 실제 전장에 투입"되는 것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무기 이전을 넘어 실제 러시아 점령군 측에 군인을 보내는 것"으로 북러 군사 협력이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러는 상호 방위 조약에 서명했다. 이 동맹의 일환으로 북한군은 다음달 공병대가 우-러 접경지역인 도네츠크주에 있는 러시아군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군의 발표를 뒷받침할 만한 관련 사진이나 영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북-러 군사 밀착을 두고 서방 외교관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값비싼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자원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이날 또 다른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포스트는 "북한이 무기와 장비 뿐 아니라 러시아의 병력 손실도 메우기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북한 지원군이 러시아군 11공수돌격여단 내에 '부라티야 특수대대'로 편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라티야는 한민족과 외모가 흡사한 몽골계 러시아인이 모여 사는 러시아 연방 소속 공화국이다. 이곳에 최대 3000명의 북한군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수드자와 쿠르스크 부근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히 어디로 파견될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군 한 장교는 "러시아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북한군이) 고위험 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러시아 브랸스크 ·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지원군이 집단 탈영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18명의 북한군이 해당 지역에서 집단 탈영해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는 것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은 이달 초 처음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지난 3일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명 가운데 러시아와 측과 협의하기 위해 온 북한 장교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보도와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를 우려하게 한다. 북한 군인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아이디어가 만약 사실이라면 북러 국방 관계의 상당한 강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군 개입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상당한 사상자를 내고 있는 러시아의 새로운 차원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북한군 개입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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