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만 여성, 해리스 전폭 지지
女 낙태 이슈, 男 경제 공약 중시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1월 미국 대선에서 성별에 따른 지지 후보 차이가 2020년 대선보다 클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성 유권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성 유권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추세가 더 뚜렷해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 경쟁 상대인 해리스 부통령보다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에서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대결에서는 5%포인트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13%포인트 더 받았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여성 유권자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였다. WSJ은 “성별에 따른 지지 후보 차이는 현대 선거의 필수적인 현상이지만, 2020년 이후 확대됐다”며 “인종, 교육 및 경제력보다 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공개한 자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남성 유권자는 53%, 해리스 부통령은 47%였다. 반면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해리스가 57% 대 42%로 우세했다. NYT가 7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0세 미만 여성 유권자는 해리스를 트럼프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30세 미만 남성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율은 해리스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
리 미린고프 마리스트 여론연구소장은 “(대선에서) 성별 격차는 비정상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는 남성, 해리스는 여성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 격차가 커지는 이유는 남성, 여성 유권자들이 중시하는 의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WSJ이 경합주 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성 유권자 27%는 투표에 참여하는 가장 큰 동기 부여로 ‘낙태 이슈’를 꼽았다. 또한 여성 유권자 33% 가량이 “낙태에 대해 자신과 의견이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절반 수준인 18%만이 지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WSJ은 “2022년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후 여성 유권자들은 낙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반면 남성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거친 수사와 경제 공약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리 공화당 수석 여론조사원은 “남성들이 경제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모든 결정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관련된 결정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각각 여성, 남성 유권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여성 유권자들과 타운홀 미팅에서 자신이 “IVF(시험관아기 시술)의 아버지”라며 “민주당이 항상 이 문제로 우리를 공격하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IVF를 더 지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도 남성 유권자들이 많이 듣는 팟캐스트, 라디오에 출연하는 등 고군분투 중이다. 팟캐스트 구독자 81%가 남성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을 검토하고 있고, 흑인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샬라메인 다 갓의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했다. 사라 롱웰 공화당 전략가 겸 여론조사 전문가는 “올해 대선은 역대 선거 중 가장 성별 격차가 뚜렷하다”며 “특히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남자 대 여자 간 대결로 치닫는 선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NYT도 “대선에서 남녀 유권자의 지지 후보가 선명하게 갈려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