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삶, 작품의도 등 진솔하게 밝혀
한강 작가가 7년 전 전남대학교가 주관한 ‘작가와의 대화’에 출연해 발언했던 내용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7년 전 전남대학교가 주관한 ‘작가와의 대화’에 출연해 발언했던 내용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한강 작가는 지난 2017년 당시 전남대가 주관하는 올해의 한 책에 자신의 소설 〈흰〉이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6월 23일 오후 7시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 홀에서 열린 한 책 톡 콘서트에 초청받아 작가로서의 삶과 자신의 작품 등에 대해 청중들과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한씨는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빛을 향해 어떻게 해서든 다가가려고 애쓰는 몸부림이며, 그것의 결과물이 내가 쓴 글”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그렇게 힘들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쓴다.”며, “내 소설을 어둡고, 힘든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부족한 사람이 싸우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남극에서는 냉장고 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힘들더라도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 쓰지 않고 느끼는 고통보다 덜 힘들다.”면서 “그것이 작가로서의 내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설 〈흰〉에 대해서는 “1장(나)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에 관한 이야기로 100% 실제이며, 2장(그녀)과 3장(모든 흰)은 죽은 언니에게 빌려준 내 삶과 다시 나로 돌아와 내가 그녀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이와함께 그는 청중과 소설의 주요 부분을 번갈아 낭독한 뒤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담하게 밝히고, 책을 낭독한 청중의 의견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자리에 참석한 문학 애호가들과 학생, 시민 등 500여 명은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에 몰입하며 시종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편, 전남대는 2013년부터 범 시.도민 독서운동인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2017년에는 시도민 2만4천여 명의 직접 투표로 한강의 소설 〈흰〉을 올해의 한 책으로 선정하는 등 문학작품에 대한 지역민의 높은 식견과 안목을 드러낸 바 있다.
si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