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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이 이스라엘을 건국했다고 말하는 건 끔찍한 역사 왜곡”이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자(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것은 역사적 무지와 존중 부족의 표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자기 나라가 유엔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공격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은 유대 민족이 국가를 가질 권리를 인정했지만, 이스라엘 국가를 건국한 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국가는 용감한 독립 전쟁 전사들의 희생으로 세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48년 독립 전쟁에 유엔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 땅의 약 56%를 유대인들에게 분할해준다는 유엔 결의에 따라 1948년 5월14일 건국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튿날 팔레스타인 분할에 반대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선전포고하면서 제1차 중동 전쟁이 발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앞서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거듭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란이 중동의 테러 조직들에 무기를 공급하는 상황에서, 프랑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프랑스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지는 않지만, 이런 요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우방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UNIFIL 시설 포격에 대해선 “우리는 UNIFIL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며 다만 “헤즈볼라가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UNIFIL 초소 뒤에 숨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UNIFIL이 해당 지역에서 헤즈볼라 견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앞서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벌어졌을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한 레바논군과 UNIFIL만 주둔한다는 결의안 170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비롯한 다른 무장단체가 철수하지 않아 결의안은 그동안 실효가 없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점을 언급하며 “이 지역에서 헤즈볼라는 수백 개의 땅굴과 은신처를 팠다. 우리는 여기에서 대량의 최신 러시아 무기를 발견했다”며 “약 20년간 UNIFIL이 얼마나 많은 헤즈볼라의 미사일을 막았느냐. 아쉽게도 제로(0)”라고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이번 전쟁의 목표는 레바논 국경을 따라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이 집으로 안전히 돌아가 지낼 수 있도록 하고, 레바논 남부의 모든 테러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헤즈볼라가 구축한 모든 테러 인프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총리로서 나는 유대인들이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저지른 것과 같은 대량 학살 공격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다시는 우리 국경에 학살 조직이 들어오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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