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치국장 메샬·알하이야 가자지구 2인자 등 후계자 거론
가자지구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지도자 아히야 신와르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이끌던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에 제거되면서 후계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임자의 성향에 따라 가자전쟁 휴전 협상뿐 아니라 지역 정세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와르는 하마스 내 과격파의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는 하마스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슈라 위원회를 통해 선출된다. 다만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고위 간부들을 상당수 제거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후계자 선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 2017년까지 20년 이상 정치지도자로 재직했던 칼레드 메샬이다.
이미 하마스의 수장으로서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정치지도자 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물 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위기에 빠진 하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그가 다시 정치지도자로 선출된다면 현재 거주지인 카타르에서 하마스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과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점은 수장으로 복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2017년 은퇴한 그가 다시 하마스의 전면에 나설 생각이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하마스 가자지구 정치국 부대표인 칼릴 알 하야도 정치지도자 후보로 거론된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하마스 내 과격파 및 온건파와 모두 원만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메샬과는 달리 이란과도 가까운 관계라는 점도 후계 구도 경쟁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사망한 신와르의 동생 무함마드가 형에 이어 하마스를 이끌 가능성도 있다.
하마스의 군사평의회 소속인 무함마드는 남부 여단의 사령관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눈을 피해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05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납치 작전에도 관여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샬리트의 송환을 위해 팔레스타인 포로 1000 명을 석방했다. 당시 풀려난 팔레스타인 포로 중에는 형인 신와르도 포함됐다.
현재 이스라엘은 모하메드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3만 파운드(약 4억1000만 원)의 현상금을 건 상태다.
여섯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모하메드는 ‘살아있는 시체’라는 별명도 지니고 있다.
하마스 창립자 중 한 명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도 지도자 후보로 꼽힌다.
그는 한 때 미국에도 거주했지만, 지난 1997년 테러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뉴욕의 교도소에서 22개월간 수감된 뒤 요르단으로 추방됐다.
이와 함께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도 정치지도자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다.
신와르와 함께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테러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프는 하마스 내에서도 과격파로 꼽힌다.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테러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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