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나진항을 출항하는 북한 무기선적 러시아 선박 안가라 호를 촬영한 위성 사진.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파병에 나섰다는 국가정보원 발표와 관련, 러시아에서는 "북한군이 전선 상황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가제타.루에 따르면 유리 슈비트킨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준비와 참여, 배치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주라블료프 하원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이 매체에 "우리는 어떤 나라의 도움도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그들(북한군)이 전선 상황에서 결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군보다 전투 경험도 충분하지 않고, 신병 훈련을 거쳐야 전선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러시아 군사평론가 미하일 호다레노크는 가제타.루에 전장에 투입된다는 1만2000명이라는 북한군 수가 전투에 큰 변화를 주거나 러시아군 전력에 큰 도움이 되는 규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북한군 지원을 받으면 제3국 정규군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파병되는 등 전황이 새로운 수준으로 바뀔 수 있고, 러시아가 받게 될 국제적 영향 또한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며 "크렘린궁도 이를 잘 안다"고 했다.
북한군 파병이 러시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치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러시아 매체 뉴스.루에 "러시아군에 북한군이 들어오면 새롭게 동원령을 발령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군사전문가 세르게이 리포보이는 뉴스.루에 전투 경험이 거의 없다는 건 단점이지만, 어떤 명령도 수행할 이념적·신체적 훈련이 돼 있는 건 장점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티호노프(필명 박노자) 오슬로대 한국학 교수는 AFP통신에 "러시아의 주요 문제는 군 병력과 노동력 부족인데, 북한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1만2000명 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확인한 지 하루가 지나도록 러시아 정부는 공식 입장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사분야 인사 대부분은 북한군 파병이 소문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군 파병을 뒷받침하는 위성사진도 공개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또한 북한군 훈련 모습이 담긴 영상 등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제시 중이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나진항을 출항하는 북한 무기선적 러시아 선박 레이디 R호를 촬영한 위성 사진. [연합] |
현재 우크라이나는 제3차 세계대전을 언급할 만큼 긴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약 1만명 파병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히며 "세계 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위무장관은 "북한이 무기와 인력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돕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을 전쟁 당사자급으로 참여시켜 침략을 심각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