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머스크 청원 상금, 법적 검토해봐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록사인 극장에서 열린 타운홀에서 청원 서명자인 크리스틴 피셸에게 100만달러 수표를 수여하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연 지원 유세 행사에서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한 명에게 매일 100만달러 상당을 주겠다고 공언했다.[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청원 서명을 대가로 거액을 약속하면서 불법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머스크 CEO는 최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주민을 매일 한 명씩 무작위로 선정해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20일(현지시간)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머스크의 공약에 대해 “펜실베이니아주에 검은 돈이 유입되고 있다”며 “나는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은 아니지만, 법 집행 기관이 이러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하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법학 교수도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투표 등록을 할 예정이거나 이미 등록한 이들에게만 100만달러의 로또 기회를 주고 있다”며 “미국 연방 선거에서 투표 매수를 금지하는 핵심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연방법전인 ‘미국법전(USC·United States Code)’과 미 법무부의 선거 범죄 매뉴얼에 명시된 규칙들을 근거로 인용했다.
그동안 머스크는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경합주 7곳에서 청원 동참을 권유한 서명자 1명 당 47달러(약 6만3000원)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번 주 펜실베이니아에선 보상금을 100달러로 대폭 올렸고 실제로 선정된 1명에게 1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한다.
머스크의 현금 지불 공약이 선거법 위반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현재 미국 연방법상 매표 행위는 범죄로 규정돼 있다. 돈을 지급하거나 받는 사람 모두 연방법상 벌금 혹은 최대 2년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돈을 주겠다고 밝힌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에선 청원을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불법으로 규정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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