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유력에 달러·금 시장 등 요동
“당분간 안전자산 상승 여력 강해”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 중이다. [EPA]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1월 미국 대선을 보름 앞두고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대선 승부를 좌우하는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에 대비하는 것이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국제 금값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스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의 금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까지 더해지면 금값은 5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에서 국제 금값은 전장 대비 0.35% 상승한 온스당 2738.90달러에 마감해 신고가를 세웠다.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금 미결제약정 규모도 9% 급증해 2310억달러로 추산됐다. 미결제약정은 선물시장에서 거래를 청산하지 않고 매수나 매도를 유지한 상태로, 미결제약정 규모가 클수록 거래자가 많다는 뜻이다.
JP모건은 “공화당 후보의 우세는 금 가격에 더 우호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내달까지 금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면서 급부상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부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TV토론과 첫 암살시도로 트럼프 지지층이 강력하게 결집했다.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등판하면서 한동안 주춤했다.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조사에서 트럼프의 승리 확률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52%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42%에 불과해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보다 뒤처졌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경합주 7곳 중 4곳이 트럼프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등의 정책이 채권 수익률을 높이고 그 결과 달러가 상승한다고 보고 있다.
WSJ은 “미국 재정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전세계 무역 전쟁 등을 고려할 때 안전 자산 상승 여력은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직전 거래일보다 0.50% 오르며 103.979로 집계됐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0.770엔을 기록하며 2개월만에 다시 150엔선으로 올랐다. 마크 맥코믹 TD 증권의 글로벌 FX 책임자는 메모에서 “몇 주 앞으로 시장은 더 이상 대선에 따른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당분간 미국 달러를 고수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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