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피용 요구, 한계 명확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의원은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면담에 대해 “이별식치고는 좀 옹졸한 이별식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생판 남도 그렇게 만나서 차 마시고 이러지는 않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작심하고 그냥 이렇게 사이 안 좋다는 것도 드러내고 ‘꿇을래, 나갈래’ 이런 정도니까 아주 옹졸한 이별식이었다고 보여진다”며 “의도도 결과도 결국 그렇게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들끼리 조금 싫으면 괜히 약속 늦게 나가고 가서 자리도 괜히 이상한 데 앉고 이렇게 폼도 막 이상하게 잡고 그런 거잖나. 끝나고 거기서 말도 이렇게 그냥 혼자 하고 그런 것”이라며 “이게 무슨 특별히 검찰 선후배 사이라고 해서 다르나. 그런데 우리가 볼 때, 보통 사람들이 볼 때 느끼는 느낌, 저거는 정상적인 만남은 아니구나, 이렇게 느꼈으면 그것이 민심이 보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제시한 ‘3대 요구안’에 대해서도 “본질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김 여사 라인이라고 얘기되는 사람 잘라라, 밖에 나가는 걸 좀 자제해라, 그다음에 의혹을 어떻게 해소해 보자, 이런 정도의 이야기인데 사실은 의혹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미 검찰에서 기소를 안 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형국이고 대외 활동을 자제하라가 아니라 보이는 걸 싫어하는 국면이고 몇 사람 자르라가 아니라 본인이 그만둬라, 지금 이런 형국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김 여사에 대해서는 그러니까 사실은 그다지 본질적인 요구는 아니고 한 대표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그 정도 해야 우리도 조금 체면을 차릴 것 아니냐라는 정도 수준의 이야기”라며 “그것이 된다고 해도 어떻게 보면 한 대표 입장에서는 최소한 좀 체면이나 면피라도 이렇게 좀 해서 맞춥시다, 이렇게 하고 싶었던 걸 텐데 그렇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요구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인 입장을 언급하며 “그냥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것인데 사실은 이미 만나기 전에 그런 입장이 그렇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간 것 아니겠는가 싶다”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저희 민주당이나 또는 더 높은 국민의 요구가 있고, 한동훈 대표처럼 상당히 낮춰가지고 이거라도 좀 해봐라 하는 요구가 있고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도 일단은 윤석열 대통령은 뭔 소리냐 하고 아예 그냥 이해를 못 하는 태도를 취한 거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또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내지는 지지 안 하더라도 일정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인데 그렇게 처음 듣는 사람처럼 얘기한 것은 사실은 그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뭐가 조금 풀리기를 기대했던 국민 전체를 바보로 보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한 대표의 세 번째 요구 사항인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 관련 윤 대통령이 ‘혐의나 단서 없이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답변에 대해서도 “그냥 국민들께서 웃으실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거의 지금 우리 옛날얘기에 나오는 벌거숭이 임금님 수준보다 조금 더 간 것”이라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나 말은 국민들이 사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크게 의미를 두는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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