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서부의 한 농장 땅에서 발견된 노르만 왕조 시대 은화가 오는 26일부터 대영박물관에 전시된다. 2500여개 은화의 가치는 무려 77억원에 달한다. [AP]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국의 보물사냥꾼들이 한 농장에서 1000년 가까이 땅에 묻혀있던 노르만 왕조시대 은화 2500여개를 발견해 돈방석에 앉았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박물관을 운영하는 자선단체 사우스웨스트 헤리티지 트러스트는 영국 남서부의 한 농장 땅에서 발견된 은화 2584개를 430만 파운드(약 77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영국에서 발굴된 보물 중 최고가다.
사우스 웨스트 헤리티지 트러스트는 "이 보물은 영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상징한다"며 "우리가 은화를 인수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즐길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 은화는 2019년 1월 영국의 아마추어 보물사냥꾼이 친구 6명과 함께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의 한 농장에서 금속탐지기로 발견한 것으로, 상당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영국 남서부의 한 농장 땅에서 발견된 노르만 왕조 시대 은화가 오는 26일부터 대영박물관에 전시된다. 2500여개 은화의 가치는 무려 77억원에 달한다. [AP] |
은화가 주조된 1066~1068년은 프랑스의 노르만 왕조가 잉글랜드를 공격해 앵글로색슨족이 세운 왕조를 무너뜨린 시기로, 전문가들은 노르만 정복의 혼란 속에서 은화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은화의 절반은 잉글랜드의 마지막 앵글로색슨계 왕인 해럴드 2세(1022년~1066년)가, 나머지는 노르만 왕조의 시조인 윌리엄 1세(1066~1087년)이 새겨져 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이 놀라운 보물이 영국의 격동기이자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꼽히는 시기에 대한 고유의 통찰력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30만 파운드의 판매금은 현행법에 따라 은화를 발견한 사람과 은화가 발견된 땅의 소유주가 절반씩 나눠 갖게 됐다. 이번에 은화를 발견한 7명은 절반 금액인 215만 파운드(38억원)를 나눠 갖게 되는 것이다.
은화를 발견한 마이클 스테이플스는 BBC에 "몇십만 파운드를 벌게 돼 집을 샀다"며 "대출 없이 살면서 다른 보물을 찾기 위한 시간이 조금 더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