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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이 트럼프’ ‘히든 해리스’ ‘캐네디 지지자’…막판 변수 될 수도 [美 대선 D-Day]
“남편 몰래 해리스에 투표”…“트럼프 지지 포착 못했을 수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올해 미국 대선은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해서 우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미처 반영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있다면 어떨까.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접전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4개의 유권자 집단을 분류했다. 히든 해리스(숨은 해리스 지지자), 샤이 트럼프(트럼프 지지를 숨기는 지지자), 당일 등록 유권자, 로버트 캐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이 주인공이다.

▶히든 해리스와 샤이 트럼프=WSJ은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히든 해리스’ 유권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라는 압력이 너무 강해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특히 여성들이 올해는 자신의 진정한 의도를 밝히기를 주저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마크 퍼트넘 민주당 광고 제작자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논란이 많은 환경에서 여성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여론 조사원에게도 해리스에 투표하겠다는 의도를 숨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히든 해리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선거 운동원들은 집을 방문하는 유세에서 남편이 아내와의 대화를 막아서는 경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해리스 캠프 측에서는 히든 해리스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줄리아 로버츠는 대선을 앞두고 “남편 모르게 해리스에게 투표하자”며 “당신은 원하는 대로 투표할 수 있고, 아무도 (누구에게 표를 던졌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과소평가 됐을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 칼리지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백인 민주당원이 백인 공화당원보다 여론조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며 “통계적 조정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지만, 이 결과는 여론조사가 트럼프의 전적인 지지율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AFP]

▶당일 등록 유권자=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은 각 주에서 관리하는 유권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다만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등에서는 선거 당일에도 유권자로 등록한 뒤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사전 투표 때도 당일 등록을 허용한다.

이들은 등록 유권자로서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도 표심이 반영되지 못한다고 WSJ은 전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위스콘신에서는 약 6만8000명, 미시간에서는 약 1만4600명, 네바다에서는 약 1만명이 선거 당일 유권자 등록을 통해 투표에 나섰다. 당시 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약 2만700표 차이로 승리한 것을 고려한다면 당일 등록 유권자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AP]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앞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버트 캐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그러나 격전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그리고 아이오와에서 그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남아있다. 아이오와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여전히 3%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올해 대선이 적은 격차로도 승부가 날 수 있는 만큼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3의 후보가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구에게 더 불리한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올해 많은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해리스보다 트럼프 표를 더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NBC뉴스의 최신 조사에선 해리스와 트럼프는 양자 대결일 때 지지율이 동률이었으나 제3의 후보가 있을 땐 트럼프가 해리스를 1%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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