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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 초콜릿 유행 이을 ‘핫템’ 준비”
박영웅 롯데백화점 치프바이어
7~8월 디저트 팝업 30% 두바이
中 ‘마오진젠’·브라질 ‘치즈빵’ 관심
상설기획매장 日·유럽 브랜드 눈독
박영웅 롯데백화점 베이커리&디저트팀 치프바이어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올해 디저트 업계의 화두는 단연 ‘두바이 초콜릿’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디저트 업체가 판매하는 초콜릿이 머나먼 한국의 디저트 시장까지 휩쓸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유행이 급속도로 번지면서다.

두바이 초콜릿의 유행은 유례없이 강하게, 그리고 오래 이어졌다. 원조 제품의 정식수입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식품업계에서는 유사 제품들을 쏟아냈다. 소비자들은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제 디저트 업계는 ‘제2의 두바이 초콜릿’을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영웅 롯데백화점 베이커리&디저트팀 치프바이어는 6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뜨자, 업체들이 유사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면서 서로 바이럴을 한 모양새가 됐다”며 “원조 제품의 정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 유행이 오래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저트를 비롯해 F&B(식음료)에 힘을 주고 있는 백화점 업계도 경쟁적으로 두바이 초콜릿 파도에 뛰어들었다. 박 치프바이어도 협력사와 협업해 전국적으로 여러 차례 두바이 초콜릿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7~8월 두 달간 롯데백화점 모든 점포에서 진행한 120여 건의 디저트 팝업 행사의 30%가량이 두바이 초콜릿 매장이었을 정도다. 그는 “전주점이나 포함점, 구리점 등 지방 점포에서도 두바이 초콜릿 팝업 오픈런 현상이 생기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박 치프바이어는 이제 두바이 초콜릿을 잇는 ‘핫템’을 찾는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출퇴근할 때나 중간중간 시간이 날 때마다 틱톡 등 SNS을 보면서 유행을 파악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압구정 같은 ‘핫플’을 돌아다니며 유행을 파악하고, 먼저 팝업을 제안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는 최근에는 SNS를 주요 창구로 활용하며 아이디어부터 기획,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서 아직 유행하지 않지만, 해외에서 떠오르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디저트 콘텐츠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금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마오진젠(毛巾卷)’의 상품화도 준비 중이다. 마오진젠은 얇은 피 안에 크림을 채운 음식이다. 호텔 수건처럼 돌돌 말린 모양이라 ‘수건 케이크’라는 별칭이 붙었다. 브라질 국민빵으로 알려진 ‘치즈빵’도 관심사다. 타피오카에 우유, 모차렐라 치즈 등을 넣은 음식이다.

롯데백화점은 단기적인 팝업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상설 기획 매장으로 유치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박 치프바이어는 “기획 매장의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SNS’로 정하고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란 ‘스테이블(Stable·안정)’,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새로운 세대)’,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ty·지속가능성)’ 등 세 키워드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그는 “스테이블이란 특정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사랑받는 콘텐츠다. 식빵이나 바게트, 베이글 등 기본적인 맛에 다른 재료와 함께 식사용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라며 “뉴 제너레이션은 성심당이나 이성당처럼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브랜드를, 서스테이너빌러티는 브랜드의 비전 등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롯데백화점에 상설 디저트 매장들을 유치할 때도 이런 점들을 고려했다. 일본 대표 말차 브랜드 ‘츠지리’의 새로운 브랜드 ‘교토 퍼펙트 말차 바이 리에몬 츠지’의 글로벌 1호점을 잠실에 연 것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의 국내 3호점을 유치했다. ‘디저트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아뜰리에 폰드’도 입점했다. 또 ‘킴스델리마켓’ 등 매장 인근의 유명 브랜드들도 줄줄이 유치했다.

박 치프바이어는내년에도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에 경쟁력 있는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는 “SNS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인지도가 있거나 프리미엄(고급) 브랜드, 또는 지역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점을 늘리며 디저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외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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