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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TSMC, 트럼프 취임전 반도체법 ‘보조금 협상’ 매듭
美공장 지원 ‘구속력 있는’ 계약 끝내
바이든, 트럼프 취임전 예산 집행
트럼프 “반도체법 너무 나빠” 비판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팹 공사 현장 [TSMC 제공]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절대강자인 대만 TSMC가 미국 상무부와 반도체 보조금 대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기 전,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 대상 업체들과의 예산 집행 협상을 서둘러 매듭지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대만 TS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미국 내 공장에 지원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에 대한 ‘구속력 있는’ 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공식적으로 계약이 언제 체결될지 등은 불분명한 상태이며 보조금과 대출 규모는 미국 정부가 앞서 발표한 내용과 거의 같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칩스법에 따라 TSMC에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와 저리 대출 50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TSMC가 미국 투자 규모를 600억달러(약 83조2000억원)로 늘린 데 따른 지원책이다.

또 지난 2월 글로벌파운드리에는 뉴욕주와 버몬트주의 신규 공장 건설과 생산시설 확장을 위해 보조금 15억달러와 대출 16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2022년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가로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에 따른 해외 기업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반도체법과 관련한 거래는 너무 나쁘다(so bad). 보조금이 부자 기업에 돌아갔다”며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비판해왔다.

특히 트럼프는 대만의 TSMC를 정조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그게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에) 단 10센트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며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집권 2기가 본격화하면 미국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 또는 세제혜택이 축소되거나 재협상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국의 경우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64억달러(약 8조6842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화답하는 차원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총 약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깜짝 발표’를 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3조6000억원)를 투자해 지난 2021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6년 가동 예정으로, AI와 HPC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첨단 반도체가 생산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상무부로부터 최대 4억5000만달러(한화 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0개 이상의 회사가 미국 정부의 자금을 받기 위해 대기중이며 이들 기업은 예비 협정을 협상한 후 수개월 동안 실사 과정을 거쳤다”면서 “현재 예비 협정으로 지원할 자금도 약 30억달러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부 자금이 내년 1월 트럼프 리더십 하에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며 “업계 관계자들은 가능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칩스법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자국 기업을 우선으로 하고 해외 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짓고 있는 공장은 어쩔 수 없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그 이상의 추가 투자의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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