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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 “IRA‧칩스법 혜택 韓기업, 공화당 지역에 투자多…의회외교로 압박해야”
헤럴드경제·대륙아주 미래리더스포럼 초청강연
“무역·투자·공급망서 ‘국경 초월’ 경제 이슈 발생”
“韓기업, 텍사스 등 공화당 주에 투자…의회외교 강화필요”
“미국에 무엇을 해 줄지 찾아 거래적으로 접근해야”
“미북 대화,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 진전 어렵다”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공동주최하는 미래리더스포럼 11월 초청강연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김건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간사가 연사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정윤희 기자]“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CHIPS Act)을 폐지한다고 하지만 법안 폐지라는 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한미동맹은 이익의 동맹입니다. 균형점을 찾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면서 레버리지(지렛대)를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합니다.”

22대 국회의 외교·안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김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13일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트럼프 2기 시대’를 마주하게 될 우리 정부와 정치권, 산업계를 향해 “무역과 투자, 공급망을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across borders) 새로운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영향 미치는 동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회는 잡고 도전은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끼리 논란을 벌이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대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중국 억제’ 기조가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김 의원은 “미국(의 의중)은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대응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되도록 신경을 안 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제한적 개입주의’가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앞으로 우리 대외관계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 부문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중국산 제품 60% 추가 관세’를 언급하며 “중국이 우리나라에도 투자를 많이 하는데, 앞으로는 그것도 (미국이) 철저하게 막으려 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도 제약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 세계가 희토류부터 시작해 많은 원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도 관리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변화에 맞서 공급망 안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공동주최하는 미래리더스포럼 11월 초청강연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김건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간사가 연사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미국의 IRA법·반도체법 폐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봤다. 김 의원은 “한국 기업이 미국 땅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어 낸 이유 중 하나가 보조금”이라며 “(법안을) 폐지하면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철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보조금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투자한) 공장의 대부분이 텍사스 등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있는 주(州)에 있다”며 “저와 같은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미국 의원들과 의회외교를 강화하면서 미국 국내 정치에 압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실제 김 의원은 김석기 국회 외통위원장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간사, 여야 외통위원들로 구성된 여야 의원 대표단과 오는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제9차 한미전략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안보 수장들도 동행한다.

김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요청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가 조선업, 원자력, 에너지 등 지렛대를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미국이) ‘마가’를 하는 데 ‘무엇을 해 줄지’를 찾아 거래적(transactional)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마가’를 주제로 빨리 (분야를) 찾아서 제시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에 이야기하고, 미국 국민이 우리를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1기에서 나타난 ‘미북 밀월’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이나 대화에 에너지를 쏟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북 대화가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 진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로선 ▷불법체류자 추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규모 관세 ▷중동 문제가 더욱 시급한 과제란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불법체류자 대거송환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대북 첨단무기 기술이전 약속’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급속도로 진전된 북러 밀월 관계의 배경에 담긴 북한의 ‘무력 강화’ 기조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만약 러시아가 (기술을) 이전하면 우리도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우리 정부가 러시아에) 강력하게 경고했고, 러시아는 ‘제 3자의 이익을 해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행동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회 결의안에 야당이 요구하는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공동주최하는 미래리더스포럼 11월 초청강연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김건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간사가 연사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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