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9월까지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9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총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한 439조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예산 대비 진도율은 71.8%였다.

총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세수입은 줄어들며 재정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9월까지 국세수입은 255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조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법인세가 17조4000억원 줄어들며 감소폭이 컸다. 세외수입은 22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조6000억원 늘었고, 기금수입은 12조8000억원 증가한 16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지출은 492조3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진도율은 75.0%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2조9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것으로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나라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91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20조9000억원 확대된 수치로, 2020년(108조4000억원 적자)과 2022년(91조8000억원 적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문제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연말까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김완수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현재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본예산 목표치에 근접했으며, 연말까지 적자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입 결손이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48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국채 만기 상환과 조기 상환에 따른 결과로, 본예산 목표치인 1163조원을 밑돌았다. 김 과장은 “연말에 대규모 국채 상환이 예정돼 있어, 연말까지 본예산 목표치 수준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9조9000억원, 1~10월 누적 국고채 발행량은 14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2.936%, 10년물이 3.100%로,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미국 대선을 앞둔 재정·관세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