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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파격 인사’에 공화당도 충격…헤그세스·게이츠 자격 미달 논란
경력 부족·범죄 의혹 전력…일부 공화당 의원 반대 표명
공화당 3명 이상 반대 시 의회 인준 어려워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파격 지명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뉴스 진행자부터 사생활 논란이 있는 하원의원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연이은 파격 인사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도발적인 인사에 대해 워싱턴 정계에서 회의, 불신, 그리고 약간의 실망이 나오고 있다”며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특히 법무부 장관 지명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큰 인물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와 법무부 장관 지명자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충성파로 분류되지만 장관에 임명하기에는 경력이 부족하고, 사생활 논란까지 있어 ‘자격 미달’ 논란이 일고 있다.

헤그세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복무 경험이 있지만 군사 정책에 대한 경험이 없어 군 내에서도 반발이 예상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직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군 복무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해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는 인물이 만만치 않은 자리에 올랐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군 관계자들이 헤그세스 임명에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알래스카 리사 머코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게이츠 후보에 대해 “진지하게 (그를) 국방장관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NYT에 말했다.

이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장관 등 정부 인사는 미국 상원의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화당이 이번 의회 선거에서 상원의원 과반을 차지했지만 몇몇 의원이 변심하면 언제든 인준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5일 선거로 공화당은 상원 전체 100석 중 52석, 민주당은 나머지 48석을 확보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48석)과 공화당 의원 3명 이상이 특정 후보를 반대하면 인준 투표에서 반대 51표로 낙마할 수 있다.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지난 2월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2024)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게이츠의 경우 이미 공화당 상원의원 3명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 게이츠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회 폭동에 대해 음모론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17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마약 복용, 선거 자금 유용 등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WSJ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게이츠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게이츠가 결승선(장관 임명)을 통과하려면 길고 가파른 언덕을 넘어야 한다”며 “그를 임명하려면 엄청난 자원이 필요한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백신 음모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도 난항이 예상된다. 케네디는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 후 트럼프를 지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을 믿지 않았던 그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적합한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비난을 예상한 듯 트럼프 당선인은 인준 절차를 피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상원의원은 누구든지 반드시 휴회 임명에 동의해야 한다”며 의회 휴회를 주장했다. 미국은 의회가 휴회될 경우 인준 절차 없이 지명자가 임명될 수 있다.

하지만 크레이머 의원은 “민주당이 후보자 임명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공화당 내부 지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휴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휴회 요청은) 의원들에게 부여되는 권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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