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재정위기에 처한 스페인과 약 7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이날 스페인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상무부총리가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와 회담한 뒤 금융, 에너지, 운수, 텔레콤, 농업 등 16개 분야의 중국 업체들이 스페인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육가공품 1350만 달러, 올리브오일 900만 달러, 와인 600만 달러 등을 수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신문은 특히 중국 2대 에너지기업 중국석유화공(시노펙)이 스페인 렙솔-YPF의 브라질 자회사 지분 40%를 7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스페인의 2대 대형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BBVA)는 중국개발은행과 함께 남미 사업강화에 합의했다.
한편, 리 부총리는 이날 “중국은 강력하고 안정적인 유럽을 원하며 스페인이 다자간 국제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스페인과 유럽 금융시장의 책임 있는 장기 투자자이며 스페인 시장에 확신과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이주 초 스페인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밝혔던 스페인 국채 매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WSJ는 포르투갈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 이에 앞서 중국이 올 4월까지 40억~50억 유로 규모의 포르투갈 국채 매입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국가들에 대한 지지표시로 이들 국가의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 부총리는 스페인을 방문한 이후 독일과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