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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형랩 이상 과열...대형 폭탄 될까 우려
지난해 증시 상승 국면에서 일부 자문형랩이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문형랩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자문형랩이 주로 10개 미만의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고 이들이 사고파는 종목이 그대로 시장에 알려지면서 추격 매매까지 더해져 특정 종목들에 대한 과도한 쏠림현상이 과도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자문형랩이 투자한 일부 종목이 수익률이 나빠졌을때 투자자들에 과도한 손실을 입힐 수 있고, 랩의 매매에 따라 일부 종목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급락ㆍ급등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에 ‘대형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문형랩 5조원 돌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 10여개 주요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고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12월말 현재 5조670억원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말부터 집계된 이 통계는 시작 당시 잔고가 5300억원에 불과했지만 10개월 만에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자문형 랩 판매 잔고를 10조원 이상 비약적으로 불리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자문형 랩의 열기는 올해도 급팽창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자문형 랩 시장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자문형 랩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하면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수익이 투자일임수수료 외에 위탁매매수수료, 성과보수 등 기존 주식형펀드의 2배가 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에 절대적 기여를 하는 고액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은행, 보험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최근 전직 유명 펀드매니저ㆍ투자전략가로 알려진 금융투자사 퇴직자들이 잇따라 독자적인 투자자문사를 설립하면서 자문형 랩 상품에 대한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양상이다.

▶랩 쏠림 대형 폭탄 우려= 투자 전문가들은 자문형 랩 상품의 이상 과열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자문형랩과 같이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은 누구라도 만들수 있으나 시장의 쏠림 현상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문형랩 과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시장의 왜곡,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금융당국이 좀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니콜라 소바주 NH-CA자산운용 공동대표도 “자산운용회사들이 펀드상품의 성과에 따라 평가되고 있지만 자문 서비스의 경우 성과를 측정할 분명한 방법이 없다. 공인된 장기실적이 아직 없는 이런 사업 형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영업중인 전업계 투자자문사 131개 가운데 9개 자문사만이 분기 이익이 10억원을 상회할 뿐, 나머지 자문사는 수익이 거의 없거나 절반 가까이는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와 관련된 규제 법령이 10개가 넘지만 자문형랩 상품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 조항이 거의 전무한 상황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랩 어카운트의 경우 투자일임수수료 외에 위탁매매수수료를 따로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과 투자일임 운용정보가 운용부서 외의 타부서로 전파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정보교류차단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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