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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복지’ 시대 성큼
쓸모없는 선물세트 NO~ 기업이 직원에 복지포인트 제공

여행·영화·건강검진 등 24시간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선택

직원들 만족도·애사심 높여 업무능률도 쑥~


이지웰페어·이제너두 등 전문적 대행업체 급성장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착수



‘기업 복지도 이젠 스마트하게!’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대로 골라 쓰는 ‘스마트’한 복지가 뜨고 있다. 설이나 추석이면 어김없이 배달되는 선물세트, 버리기가 아까워 듣지도 않으면서 신청했던 학원비 등 천편일률적인 혜택만 주는 복지는 옛말. ‘이왕 지급하는 복지비, 직원에게 큰 만족을 줄 순 없을까?’ ‘이왕 쓰는 복지비, 내가 필요한 곳에 쓸 순 없을까?’ 기업과 직원의 이런 고민에서 새로운 ‘스마트’ 복지제도, 이른바 ‘선택적 복지’가 태어났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말 그대로 다양한 복지 혜택 중에서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항목이나 복지 수준을 선택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일정 금액 내에서 휴양, 자기계발, 공연 관람, 제품 구매 등 원하는 항목을 선택해 ‘입맛 따라’ 복지 혜택을 즐길 수 있다.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라고도 불리며, 이미 일본이나 미국 등에선 널리 보편화돼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선택적 복지제도의 ‘후발 주자 격’이다. 그러나 추격 속도는 숨 가쁠 정도다. 특히 한국의 ‘IT 인프라’와 접목되면서 선택적 복지제도는 한층 ‘스마트’해졌다. 사내 담당 직원을 거칠 필요도 없이 24시간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면 된다. 시공간적 제약이 없어진 만큼 선택할 수 있는 항목도 방대하다. 스마트폰과 GPS를 활용해 모바일로 가까운 학원, 피트니스센터 등을 검색해 바로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지웰페어는 이 같은 ‘스마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다. LG그룹,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기업은 물론 전남도청, 서울시청 등 다수의 민ㆍ관기업의 복지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 회원 수만 무려 70만명이 넘는다.

김상용 이지웰페어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선택적 복지제도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2005년 정부가 연구용역을 거쳐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기관 등에 이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에 선택적 복지제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선택적 복지제도를 통해 기업은 직원에게 현금이나 물품 대신 복지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지웰페어 등 대행업체는 여행, 영화ㆍ공연, 건강검진, 레저, 자기계발, 제품 구매 등 복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업에 제공한다. 직원은 복지 포인트 안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평소 보고 싶은 공연이 많다면 포인트 대부분을 공연 관람에 쓸 수 있고, 한층 전문적인 건강검진을 받고 싶다면 다른 항목 대신 이를 선택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개인 취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복지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선택적 복지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선택적 복지제도를 전문적으로 대행하고 있는 업체로는 이지웰페어가 가장 크며, SK마케팅앤컴퍼니, 이제너두 등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상위 3개 업체가 약 1조원 정도의 복지 예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2012년에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400여개사를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는 이지웰페어 역시 지난해 위탁받은 복지 예산이 총 5000억원에 이른다. 2008년(3200억원)과 비교할 때 연평균 30%가량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선택적 복지제도가 주목받는 까닭은 기업도 직원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윈-윈’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직원 복지를 담당하고자 별도의 복리후생팀까지 꾸려야 하지만, 선택적 복지제도를 도입하면 인터넷 시스템만 구축하면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직원들은 원하는 대로 복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만족도와 애사심이 높아지니 작업 능률도 오르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터넷 기반으로 운용되는 선택적 복지제도는 향후 모바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만큼 선택적 복지제도가 IT와 접목된 국가가 없다”며 “향후 모바일 기반으로까지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웰페어도 이미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학원, 공연장, 피트니스센터 등 가까운 복지 가맹점을 조회한 뒤 모바일로 즉시 결제하는 방식이다.

복지 포인트로 사회 기부 등 남을 위한 복지에도 동참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복지 포인트를 사용하면 포인트 일부를 사회재단 등에 기부하는 형식이다. 만족감을 주는 게 복지제도의 핵심이라면 복지 포인트로 손쉽게 기부에 동참해 정신적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국내 선택적 복지 현황

1977년 IBM코리아 첫 도입

대기업위주로 빠르게 확산


선택적 복지제도는 다양한 복지 항목 가운데 직원이 원하는 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의미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주문하는 식당의 이름을 따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라고도 불린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1963년 GE(제너럴일렉트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국내에 알려진 건 최근이지만, 이미 해외에선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제도다. 국내로는 1997년 IBM코리아가 처음 이 제도를 도입했고, 2000년 이후 조금씩 선택적 복지제도가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지웰페어 김상용 대표
선택적 복지제도가 급속도로 확산된 건 2005년부터다. 정부가 선택적 복지제도에 관심을 두고 연구 영역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2005년 이를 의무화했고, 이때부터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본격적으로 선택적 복지제도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게 복지카드다. 다양한 복지 메뉴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복지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복지카드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게 온라인 기반의 선택적 복지 서비스다.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편리하게 온라인에서 복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복지 서비스에 특화된 웹 페이지에서 한눈에 모든 복지 혜택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김상용 이지웰페어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앞서서 선택적 복지제도를 도입했지만, IT 기반으로 활성화된 건 한국이 더 빠르다”며 “외국에서도 한국의 선택적 복지제도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에선 이미 대부분 선택적 복지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LG전자, 현대자동차, 우리은행, 유한킴벌리 등 민간 대기업 위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까지 확산되는 데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복지비용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든 중소기업 입장에선 아직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중소기업까지 이 같은 복지제도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근로복지공단은 중소기업을 위해 선택적 복지제도 운용에 필요한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20만~30만원 상당의 소액 복지금액으로도 선택적 복지제도를 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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