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에 걸려 투병 끝에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이미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론 레이건은 다음달 6일 아버지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18일 발간될 회고록 ‘100세의 내 아버지(My Father at 100)’에서 이같이 밝혔다.
론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섰던 1984년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과의 토론에서 평소와 달리 할 말을 잃고 어리벙벙한 모습을 보였던 일과 1986년 로스앤젤레스 북쪽 협곡 위로 비행할 때 예전에 알고 있었던 협곡들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한 일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론은 “만약 (재임 중이던) 1987년쯤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더라면 사임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재임 중 부친을 포함해 누구도 발병 사실을 인식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981~1989년 미국 대통령을 지낸 레이건은 퇴임하고 5년이 지난 1994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으며 2004년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에 대해 로널드 레이건 재단은 전담 의료진이 남긴 기록을 근거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때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증세를 보인 사실이 없다며 론의 주장을 부인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